【stv 정치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차 독일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5일(현지시각) "과거 분단과 냉전의 상징이던 베를린이 평화와 통일의 상징이 됐다. 우리의 미래가 가야할 길"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2시30분 베를린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재독동포간담회에서 "베를린에 오니 감회가 깊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지구상에서 냉전을 완전히 종식시키는 나라가 되도록하겠다"며 "제 다음 누군가는 통일 한국의 대통령으로 베를린을 방문할 수 있도록 제가 초석을 닦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재외 동포들을 지원하는 데에도 성심을 다하겠다. 동포 여러분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해외에서 발생하는 사건사고에 대응할 수 있도록 24시간 365일 가동하는 해외안전지킴이센터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현지에서 동포사회의 위상이 높아지고 동포 2세대들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도록 돕겠다"며 "재외동포 차세대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하고 우수 인재에 대한 장학금 지원사업도 지속해 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후손들의 민족 정체성을 걱정하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다"며 "한글학교를 적극 지원해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고 한국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부터 4박6일 동안 G20 정상회의와 10여개의 양자 정상회담 등 독일 순방일정을 소화한다. 이날 오후 베를린에 도착한 뒤 첫 일정으로 재독동포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는 파독 광부와 간호사 동포들의 헌신과 한국과 독일 두 나라의 우호협력 증진에 힘써온 동포들의 노고를 격려하기 마련됐다.
세대별·직종별 다양한 동포들을 함께 초청해 동포사회가 소통하고 화합하는 장이 되도록 꾸민 것이 특징이다. 문 대통령이 독일 순방 첫 일정으로 선택한 만큼 의미가 남다르다.
외교부에 따르면 독일 내 거주하는 우리 동포는 약 4만170명 가량으로 시민권자 9,927명, 영주권자 8,187명, 유학생 7,647명 등 독일체류자 2만2,056명 등이다. 재독 동포사회의 주축은 1960~70년대에 진출한 광부·간호사 및 유학생으로 구성돼 있다. 문 대통령이 방독 첫 일정으로 동포간담회를 잡은 이유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무엇보다 한미 두 나라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에 뜻을 같이했다"며 "그 과정에서 우리의 주도적인 역할과 대화 재개에 대한 미국의 동의와 지지를 확보한 것은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고 지난주 방미 성과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북한이 여전히 도발을 멈추지 않고 있지만 한미 간의 공조는 굳건하고 갈등 요인도 해소됐다. 동포 여러분께서도 저와 새 정부를 믿고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에 힘을 실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아울러 우리의 우방인 독일과의 협력도 더 공고하게 다지겠다"며 "메르켈 총리와 일자리 문제를 비롯한 경제통상 분야, 사회·문화 전 분야에서 양국의 유대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태는 우리 국민들을 부끄럽게 한 일이지만 저는 이런 부끄러움을 세계 민주주의의 모범으로 승화시킨 우리 국민이 자랑스럽다"며 "국민이 만들어낸 광장민주주의가 외교무대에 선 대통령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애써 주신 동포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소중한 가교가 돼 줄 것은 부탁드린다"고 했다.
한편 이번 동포간단회에는 박선유 재독한인총연합회 회장, 최광섭 재독한인글릭아우프회 회장, 윤행자 재독한인간호협회 회장, 송석원 재독한국경제인협회 회장 등 재독동포 2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