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정치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김상곤 교육부 장관 겸 사회부총리가 임명된 것에 반발해 추가경정예산안(추경)과 정부조직법 개편안 심사를 보이콧 하기로 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추경과 정부조직법은 물론 장관 임명 문제까지 그대로 관철시키겠다는 태세다.
특히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추경과 정부조직법 처리는 물론 청와대 내각 구성도 완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그는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나간 버스는 잊고 새 버스를 기다리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추경과 정부조직법 문제는 국민의당과 손을 잡을 계획이다. 당초 야3당 중 가장 먼저 추경과 정부조직법 심사 협조 입장을 밝힌 바른정당이 '불가'로 돌아서고 한국당 또한 '절대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국민의당은 추경과 정부조직법 심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여야 간 첨예하게 대립했던 추경의 경우, 정세균 국회의장이 ‘6일 오후 1시30분’으로 추경 심사 기일을 지정한 데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민주당이 맡고 있어 처리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국민의당이 추경 심사에 협조한다면 과반 찬성으로 예결위 심사는 물론 국회 본회의 통과도 가능하다. 민주당이 국민의당의 손을 놓지 않으려는 이유다.
실제로 민주당은 국민의당을 향한 적극적인 '손짓'을 보이고 있다. 우 원내대표는 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당이 추경과 정부조직법 심사에 참여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고맙고 환영한다"며 국민의당을 향해 유화적인 메시지를 보냈다.
국민의당 '문준용 제보조작 파문'에 대해 당 차원에서 논평이나 비판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국민의당의 협조가 절실한 가운데 상대 당을 자극할 만한 언행은 삼가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송영무 국방부·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은 야3당 어느 곳의 협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방위원회 소속의 한 야당 의원은 "무엇보다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의 반발로 채택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의 민주당 의원 또한 "야당의 부적격 및 청문 보고서 채택 불가 의지가 완고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추경과 정부조직법 심사와 달리 국민의당의 협조를 얻기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국민의당의 한 의원은 김 장관의 청문 보고서를 채택한 것과 관련, "김상곤·송영무·조대엽을 모두 반대한다는 의견을 관철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기류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김 장관과 달리 이제 두 분(조 후보자와 송 후보자)은 보고서 채택 고려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여론에 근거한 '설득전'에 나설 예정이다. 민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일단 비행기는 띄우고 이야기를 해야 한다"면서 "국정 운영을 위해서는 두 후보자 모두 임명돼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또한 해당 관계자는 "두 후보자에 대한 여론이 나쁘지 않다면 (반대하는 야당도) 여론에 밀려서 통과시켜 줄 가능성이 높은데 지금 (여론이) 대부분 긍정적"이라며 여론에 의한 야당의 태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대통령의 재송부 기한 때까지 시간이 있으니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추경, 정부조직법 인사청문회 모두 뚜렷한 진전은 없지만 그렇다고 성과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세 가지 사안을 진전시키기 위해 큰 틀에서 당과 청와대가 시간을 두고 움직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권 일각에서는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된다면 결국 대통령이 일정 시일 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경우처럼 임명을 강행하는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결국 추경과 정부조직개편법은 국민의당과의 협조 아래 처리하고, 장관 임명 문제는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다 대통령의 결단에 맡기는 방식으로 정국이 흘러갈 조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