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정치팀】= 호남 민심은 결국 문재인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대선에서도 당선 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표를 몰아주는 호남의 전략투표 성향이 여실히 드러났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제19대 대통령 선거 개표가 99.83% 진행된 가운데 41.07%의 득표율(총 1339만8042표)을 기록,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24.04%·784만4316표)를 제치고 당선됐다.
문 당선인은 특히 전북·전남 등 호남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에서 64.84%, 전남에서 59.87%의 득표를 기록했다. 광주에서는 다소 적은 61.14%를 표를 받았다.
반면 지난 총선 대승 결과를 바탕으로 내심 기대를 걸었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21.42%(698만2038표) 득표율에 그치면서 쓴맛을 봤다.
민주당이 지난 20대 총선에서 호남 28석 가운데 고작 3석을 건지는데 그치며 낙관하기 어려웠던 점에 비춰보면 문 당선인이 최상의 결과를 얻었다는 평가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과거 대선처럼 90%대에 육박하는 압도적 득표는 아니었지만 호남에서의 민주당 영향력은 여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대선에서는 문 후보와 안 후보가 서로 호남의 신·구 맹주를 자처하며 호남 민심이 양분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전통적 지지당인 민주당을 등에 업은 문 후보쪽으로 쏠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결과는 우선 역대 대선판에서 전략적 몰표 성향을 보여왔던 호남의 특성이 그대로 이어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호남은 15대 대선에서 당시 김대중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에게 97.3%(광주), 94.6%(전남)의 표를 몰아줬다. 16대 대선 때는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에게 각각 95%(광주), 93%(전남)의 표가 몰렸다.
문 당선인은 주요 후보 5명이 완주해 표를 나눠갖는 상황 속에서도 초반부터 막판까지 줄곧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호남은 여러 후보가 난립한 상황에서도 당선 가능성을 최우선 고려해 문 당선인에게 전략투표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선거 막판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중심으로 한 보수 결집 상황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작용한 것도 문 당선인에게 쏠림 현상으로 이어졌다고도 볼 수 있다.
문 당선인은 공표 가능한 다수의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도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지지율로 '대세론'을 이어가는 등 막판까지 고심하던 호남 유권자의 선택을 이끌어냈다.
반면 안 후보의 경우 본격 선거전이 돌입된 이후에도 지지율 상승의 모멘텀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 끝내 호남의 지지를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또 호남과 보수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안 후보의 전략이 결정적으로 호남도 등을 돌리고 보수층도 흡수하지 못한 역효과를 불러왔다는 분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