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영원한 재야’로 불리는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이 담낭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장 원장은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며칠 전에 건강상태가 아주 안 좋아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은 결과 담낭암 말기에 암이 다른 장기에까지 전이되어 치료가 어렵다는 판정을 받았다”라고 했다.
이어 장 원장은 “어찌 회한과 아쉬움, 그리고 못다 한 일에 대한 안타까움이 없겠는가”라면서 “신문명세상(정보문명시대)을 맞아 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이념과 정책대안을 정립해두고서도 이를 구현할 정치적 토대를 구축하지 못한 채 죽음을 맞게 된 것이 무척 안타깝다”라고 했다.
장 원장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초인공지능에 의한 현존 인류의 소멸까지 우려되는 상황을 생각하면 안타깝기 그지없다”면서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지를 알고서 이에 맞는 정치가 이루어지면 능히 해결될 수 있는데도 말이다. 그러나 세상일이란 때가 되면 거기에 맞는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나리라 본다”라고 했다.
또한 장 원장은 “더 가슴 아픈 것은 평생 나라의 민주화와 민족통일, 그리고 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노력해왔건만 요즘 대한민국이 돌아가는 꼴을 보노라면 이런 나라 만들려고 그토록 열심히 노력해왔나 싶어 자괴감이 들지 않을 수 없다”면서 “과도한 양극화와 이에서 오는 위화감과 패배의식, 그리고 높은 물가와 과다한 부채, 여기에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온갖 사건 사고로 고통을 겪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도 문제지만, 앞으로 더 살기 어려운 나라가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 엄습해 있다”라고 우려했다.
장 원장은 “이를 극복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할 정치는 그야말로 무지의 광란이라 불러 마땅할 팬덤정치가 횡행하여, 이러다가 나라가 망하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마저 든다”면서 “더욱이 이를 극복할 방안을 찾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는 점에서 걱정스럽기 그지없다”라고 했다.
장 원장은 경남 김해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 재학 중 민주화·노동 운동에 뛰어들었다.
서울대 내란 음모 사건·유신 독재 반대 시위·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 등으로 수배와 도피를 반복하다 10년 가까이 수감됐다. 김영삼 정부가 민주화 운동 관련자 보상법에 의해 민주화 보상금을 지급했지만 장 원장은 보상금을 신청하지 않았다.
수많은 정당 창당에 참여하고 1992년부터 7차례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했지만 국회에 진출하지 못해 ‘영원한 재야’라고도 불린다. 지난 4·10 총선 직전에는 국회의원 특권폐지당을 창당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