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차용환 기자】20년간 튀르키예를 철권통치해 온 레제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물러나게 될까.
튀르키예는 오는 14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그런데 여론조사에서 ‘반(反) 에르도안’ 연합 후보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 대표의 지지율이 우세해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야권의 여론조사 3위 후보가 갑작스레 사퇴하면서 야권이 자연스레 단일화 하는 효과도 날 것으로 기대된다.
여론조사기관 폴리트프로(Politpro)가 최근 30일 간 시행된 설문 결과를 종합하면 튀르키예 유권자 1만6574명 중 48.9%가 클르츠다로을루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지율은 43.2%였다.
지난 11일 여론조사 3위 후보가 갑자기 사퇴를 선언하면서 대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퇴한 조국당 후보 무하람 인제는 폴리트로프 조사에서 지지율 4.8%를 기록해 캐스팅 보트로 꼽혔다. 튀르키예는 대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간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된다.
CNN에 따르면 인제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물러나겠다”면서 “이는 조국을 위한 결정으로, 야권이 패배했을 때 나를 비난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고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경제 실정에다 튀르키예 대지진으로 민심 잃은 상황이다.
튀르키예는 지난해 11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전년 대비 84.39%에 육박하는 등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몸살을 앓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심각한 경제 위기에도 성장에 필요하다면서 14%였던 기준금리를 8.5%까지 인위적으로 하락시켰다. 이 조치로 리라화 가치는 에르도안 대통령 집권 전 대비 1/7로 폭락하며, 국내적으로 혼란이 가중됐다.
5만명 이상이 사망하고 590만여 명이 집을 잃은 튀르키예 대지진도 변수다. 대지진이 발생한 지역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