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최민재 기자】국내 최초로 ‘뇌 먹는 아메바’로 불려진 파울러자유아메바(Naegleria fowleri)에 감염된 50대 남성이 입원 열흘 만에 사망해 충격을 주고 있다.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이 국내에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최초다.
해당 남성은 태국에서 4개월 체류하다 귀국한 뒤, 뇌수막염 증상이 나타나 원인병원체 확인 검사를 시행한 결과, 질병관리청(질병청)이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이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질병청은 아메바성 뇌염 원인 병원체 3종류의 원충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실시해,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를 검출했으며, 이를 분석한 결과 기존에 해외에서 보고된 뇌수막염 환자에게서 분석된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 서열과 99.6%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감염시 원발성 아메바성 뇌수막염을 유발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원충으로 전 세계 호수, 강, 온천 등 민물과 토양에서 발견된다.
1937년 미국 버지니아에서 세계 최초 사례로 확인된 뒤 2018년까지 381건이 보고돼 감염 사례 자체는 드물지만, 감염 후 증상 진행이 빠르고 치명적이어서 ‘뇌 먹는 아메바’로도 불린다.
감염 사례가 드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감염 위험은 높지 않은데, 수영을 통한 감염 사례가 가장 많다. 특히 여름철 수온이 많이 올라가 있을 때가 위험하다고 질병청은 설명했다.
사람 간 전파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 후 잠복기는 짧게는 2∼3일, 길게는 7∼15일로, 초기에는 두통, 정신 혼미, 후각 및 상기도 증상이 나타났다가 점차 심한 두통과 발열, 구토와 경부 경직이 이어지고 혼수상태를 거쳐 사망에까지 이른다.
최근엔 유전자 검사 도입으로 진단이 빨라지고, 검출률이 높아졌다고 질병청은 설명했다.
학계에서는 감염 확률은 대략 260만 명이 노출되면 그중 한 명이 감염되는 꼴로 적은 수치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 예방을 위해 발생이 보고된 지역을 여행할 때 수영이나 레저 활동을 삼가고 깨끗한 물을 사용하는 등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