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최민재 기자】가수 겸 배우 수지(29·배수지)를 ‘국민호텔녀’라는 경멸적 표현을 사용한 것은 모욕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배씨를 성적 대상화하는 방식으로 비하한 것이 모욕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는 취지다.
모욕죄의 성립요건은 공연성, 모욕 행위, 고소인 특정이 다 해당돼야 성립되는 친고죄이다.
A씨는 2015년 가수 겸 배우 수지(29·본명 배수지)가 출연한 영화 관련 기사에 "언플(언론플레이)이 만든 거품, 그냥 국민호텔녀" 등 비방 댓글을 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씨가 댓글에서 사용한 ‘거품’, ‘국민호텔녀’, ‘영화 폭망’, ‘퇴물’ 등의 표현은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욕적 언사라고 보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연예인 등 공적 관심을 받는 인물에 대한 모욕죄 적용을 판단함에 있어 비연예인에 대한 표현과 언제나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는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에서는 A씨가 사용한 표현들이 다소 과격하고 거칠지만 위법하거나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봤다.
반면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2부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A(44)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8일 밝혔다. 사적 사안과 관련한 표현이나 소수자에 대한 혐오 표현의 경우에는 달리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영화 폭망’, ‘퇴물’이라는 표현들은 수지의 공적인 영역에 대한 비판으로 다소 거칠게 표현했더라도 표현의 자유 영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지만, ‘국민호텔녀’ 부분은 수지를 성적으로 비하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민호텔녀’는 피해자의 사생활을 들춰 피해자가 종전에 대중에게 호소하던 청순한 이미지와 반대의 이미지를 암시하면서 피해자를 성적 대상화하는 방법으로 비하하는 것으로서 여성 연예인인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멸적인 표현으로 평가할 수 있고, 정당한 비판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정당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을 통해 연예인의 모욕적인 표현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근거로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데에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명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