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문재인 전 대통령이 4일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과 관련해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구속된 것에 대해 “오랜 연륜과 경험을 갖춘 신뢰 자산을 꺾어버리다니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고 비판하자 여야가 공방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이 서 전 실장을 두둔해 어떻게든 자신에 대한 책임을 피하고 싶은 것”이라고 비판을 쏟아냈고 더불어민주당은 “안보 전문가는 국가가 보호해야 할 자산”이라고 옹호하고 나섰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이 무엇인가. 평범한 우리 공무원을 죽음에 이르도록 방치한 것도 모자라 국가가 나서 자료를 조작 은폐해 월북몰이로 규정한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요청한다. 제발 도는 넘지 말아달라”며 지난 1일 서해 피격 수사에 대한 문 전 대통령의 입장문을 인용했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거짓과 왜곡을 일삼고도 정의로운 척하며 켜켜이 쌓아온 내로남불 때문에 국민 심판을 받아놓고도, 지금도 여전히 황제 대우를 요구하고 마치 자신이 당선된 대통령인 양 행세하는 뻔뻔함에 경련이 날 지경”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서 전 실장은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힘의 능멸이 도를 넘고 있다’라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안타까운 일’이라고 입장을 밝힌 것은 한 개인에 대한 걱정 때문만은 아니다. 한반도에 길게 드리워지고 있는 먹구름이 불길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서 전 실장은 국정원에서 30년간 대북 업무를 담당한 최고의 안보 전문가”라며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 탁월한 협상가로, 국가가 보호해야 할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보복 수사로 서 전 실장이 구속되고 말았다. 이제부터 어떤 전문가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나서겠나”라며 “모두 입을 닫고 몸을 사릴 것이다. 그저 윤석열 대통령의 ‘선제타격론’에 장단을 맞춰 전쟁광들만이 날뛸 게 뻔하다”라고 성토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신뢰가 한번 무너지면 더욱 힘이 든다. 서훈처럼 오랜 연륜과 경험을 갖춘 신뢰의 자산은 다시 찾기 어렵다. 그런 자산을 꺾어버리다니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며 서 전 실장의 구속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