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 상리동 주민들 '동물화장장' 결사반대 투쟁
대구 달서구에서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A씨는 서구 상리동 일대에 동물 장묘시설을 짓기로 결심하고 최근 서구청에 건축허가를 신청했다.
연면적 632.7㎡에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질 이곳에는 동물 전용 화장시설과 장례식장, 납골당이 조성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주민들이 즉각 반발했다. 대구 서구 상리동은 음식물쓰레기처리장을 비롯해 하수처리장, 쓰레기매립장 등이 들어서면서 거센 반발이 있었던 곳이다.
상리동 주민자치위원회는 "그렇지 않아도 혐오시설이 많은 동네로 낙인 찍혀 힘든 마당에 동물화장장까지 들어온다니 이게 웬말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상리동 주민자치위는 주민 500여명과 인근 계성고 교직원 및 학부모 450명의 집단 서명을 받아 서구청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여론의 눈치를 보던 서구청은 지난달 28일 도시계획위원회를 거치며 '불가' 판정을 내렸다.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밀린데다 해당 부지가 농지 전용으로 분류돼 있는 상태라 개발행위로 인한 환경 훼손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A씨의 건축허가 요청이 반려되면서 동물화장장 건립은 수포로 돌아가는 듯 보였지만 여전히 가능성은 살아있다.
A씨는 "대구 정도로 큰 도시에 동물화장장 하나가 없어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수많은 동물애호가들이 힘들어하고 있다"면서 "꼭 필요한 시설이니 관련 서류를 보완하는 한편 다른 부지도 물색해볼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한편 현재 대구의 반려동물은 5만5천여 마리에 달하고 있지만 대구는 물론 경북지역에도 공식적으로 허가받은 동물화장장은 한 곳도 없는 실정이다.
<이화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