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정치팀】= 오는 15일로 예정된 국민의당 전당대회에서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뚜렷한 맞수 없는 독주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박 전 원내대표와 당대표 경선에서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였던 정동영 의원이 2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결정해서다.
정 의원이 출마할 경우 전북 맹주로서 전북표 결집과 동시에 정 의원이 측면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주승용 원내대표 등의 막후 지원이 이뤄지며 전남을 기반으로 한 박 전 원내대표와 치열한 혼전을 펼칠 것으로 점쳐졌었다.
정 의원 측 관계자는 그러나 뉴시스와 통화에서 "당의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강하다"며 "당을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쇄신에 관심이 없다는 비판도 많아 주변 사람들과 충분히 상의해 (정 의원이 불출마를) 결단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국민의당 당대표 경선은 박 전 원내대표를 비롯해 황주홍 의원, 김영환·문병호 전 의원 등 4명 구도로 좁혀지게 됐다. 그러나 박 전 원내대표를 제외한 이들이 각각 재선과 원외 인사라는 점에서 다선에 최근까지도 당을 지도해온 박 전 원내대표에 비해 영향력이 미미하다는 평이 상당수다.
일단 박 전 원내대표를 제외한 후보들은 유력 주자인 박 전 원내대표에 대항, '반(反)박지원 전선'을 구축하는 양상이다. 당대표 선출 기준이 '최다득표'고, 투표 참여 당원들이 1인당 2명에게 표를 던질 수 있어 반박지원 전선 참여자들이 당원들의 표를 나눠 가지는 경우를 노린 것이다.
당내 대표적 반박 인사로 분류되는 황주홍 의원은 "이제 헌정치를 국민의당에서 퇴장시켜야 한다", "노련한 경륜과 능수능란한 개인기만을 믿고 민주적 과정을 생략했다"고 발언, 지난해 말까지 이어져온 박지원 지도체제를 정면 겨냥하고 나섰다.
사무총장직을 내려놓으며 박 전 원내대표와 갈등을 빚었던 김영환 전 의원도 "국민의당은 어느새 팀플레이가 아닌 단독 드리블 정치로 회귀해 당내 민주주의가 실종됐다"고 반박지원 전선에 가세했다.
국민의당 창당 국면에서 선도탈당을 하며 안철수 전 공동대표를 지원했던 문병호 전 의원 역시 "박 전 원내대표가 당의 간판으로 계속 있는 한 새정치는 없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이들은 또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당 독자노선을 주장하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DJP연합 등을 공공연히 거론하고 있는 박 전 원내대표와 차별성을 기하고 있다.
김영환 전 의원은 출마선언에서 "국민의당은 자강불식해야 한다. 우리 힘으로 대선후보를 내고 키울 생각을 갖지 못하고는 당을 지켜내지 못한다"고 했다.
문병호 전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연대를 하면 할수록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더 떨어진다"며 "당의 정체성과 가치를 정확히 세워야지 자기 것을 놓고 매일 남의 힘을 빌려서 뭘 해보겠다면 누가 지지하겠나"라고 반문했다.
한편 국민의당 당대표 경선에선 최다득표자가 당대표가 되고, 차순위 투표자들은 2~5위까지 최고위원을 역임하게 된다. 그러나 전체 당대표 경선 출마자가 4명에 불과해, 일단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이들은 자동적으로 최고위원에 이름을 올릴 분위기다.
이들 외엔 손금주 수석대변인이 최고위원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또 채이배 의원과 정호준 전 의원이 서울시당위원장 출마를 선언했으며, 신용현 의원과 양미강 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총무가 여성위원장 출마를 선언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