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한국에서는 가성비(가격 대 성능)라고 부르는 용어를 일본에서는 ‘코스파’라고 부른다.
영어 ‘코스트 퍼포먼스(Cost Performance)’를 줄여서 일본어로 코스파라고 차용했다.
장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깐깐한 소비를 이어가는 일본의 Z세대를 겨냥한 말이다. 같은 맥락으로 타이파가 있다.
시간을 잘 지키고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동영상을 2배속으로 보고, 영화 대신 그 요약본을 보면서 동시에 게임을 하는 등 극단적인 효율을 추구하는 행위이다.
‘코스파’와 ‘타이파’에 이어 ‘스페파’도 등장했다. 공간에 대한 효율을 추구하는 행태이다. 거주지의 면적이 좁은 일본 젊은이들은 고가의 가구를 구입하는 대신 캠핑 용품을 산다.
길게 펴서 쓰다가 공간이 좁으면 접어놓고, 이를 다시 주말에 산이나 들로 가져가 캠핑을 즐긴다. 여러모로 실용적인 형태이다.
그런데 이렇게 깐깐하게 따지는 Z세대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소비를 ‘메리하리(メリハリ)’를 자주 든다. ‘느슨함과 팽팽함’ 혹은 ‘늦춤과 당김’을 동시에 일컫는 말로, 자신만의 기준을 충족하는 소비는 얼마가 들어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분야에는 철저히 소비를 줄이는 행태를 말한다.
국내에서도 관찰되지만 자신을 돋보이게 해주는 수백만 원대의 명품백을 사면서도 그 돈을 모으기 위해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는 소비패턴이다.
상조에 코스파·타이파·스페파·메리하리를 적용해보면 어떨까?
상조는 일단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시간과 비용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코스파와 타이파에 합격점을 받을 수 있다. 장례식장을 활용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스페파도 넉넉히 충족한다.
다만 메리하리 측면에서는 부족한 면이 있다. 앞으로 Z세대는 틀에 박힌 장례식보다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주는 장례식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빼다박은 듯 3일동안 치러지는 장례가 아니라 생전 장례식, 컨셉 장례식 등 개성이 뚜렷한 장례식을 치르고 싶어할 수 있다.
이에 상조회사들은 미래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다양한 컨셉의 장례식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상조의 존재이유와 함께 경쟁력을 높여질 것이다.
한 상위권 상조회사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기호를 살펴보고 있다”면서 변화 가능성을 긍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