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더불어민주당의 올드보이들이 돌아온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4ㆍ10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공천을 받았다.
박 전 원장은 전남 해남 완도 진도에서 현역 윤재갑 의원을 꺾고 5선에 도전한다.
정 전 장관은 현역 김성주 의원을 누르고 5선 고지를 공략한다.
박 전 원장과 정 전 장관은 민주당의 대표적인 올드보이들이다. 박 전 원장의 경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야당대표시절 비서로 발탁했다.
김 전 대통령이 집권하자 문화부장관,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내며 ‘영원한 DJ맨’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노무현 정부 들어 ‘대북송금 특검’ 결과 박 전 원장은 옥고를 치르게 됐다. 이후 민주당에 복귀했으나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2015년에는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해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 창당을 주도했다. 국민의당이 20대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호남의 맹주 자리를 차지하는 듯했다.
19대 대선을 앞두고는 아침 회의 때마다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를 비판하는 이른바 ‘문모닝’으로 끈질긴 공격을 퍼부었다. 하지만 국민의당이 지리멸렬해지자 박 전 원장의 존재감도 옅어졌다.
이후 박 전 원장은 문 대통령으로부터 전격적으로 국정원장에 발탁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과 함께 국정원장에서 물러났지만, 사정기관 수장이었다는 사실만으로 무게감이 한층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고문은 2007년 17대 대선에 출마해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5백만표라는 역대 대선 사상 가장 큰 표차로 패배했다.
이후 진보 성향을 드러내며 동분서주 했으나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15년에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 창당에 합류했다. 하지만 역시 존재감은 희미했다. 결국 민주당으로 복당해 정치적 재기를 노리는 상황이다.
민주당 올드보이들의 귀환에 정치권은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치 신인들에게 자리를 내줘야 할 원로들이 일선에 나서는 게 좋게 비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앞서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가 “제 역할 끝났다”면서 공천 신청을 철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