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차기 당권 주자로 주목받고 있는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11일 “10대 보수 대장전(大章典)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에서 열린 ‘대전환의 시대, 보수의 길을 찾다’ 토론회에서 “국민의힘은 국민의 보수가 되어야 한다”면서 이처럼 말했다.
윤 의원은 이날 토론회 환영사에서 “국민의힘이 지향하는 보수의 가치가 무엇이냐”고 반문하면서 “국민의 짐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윤 의원은 “더 이상 분열과 불안이 없고, 뺄셈이 아닌 덧셈·곱셈의 정치로 전열을 재정비해야 한다”면서 “국민식 당·당원식 당의 주방장이 되겠다”면서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 했다. 국민과 당원이 원하는 정치로 보답하겠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보수 대장전의 예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모든 위협에 단호히 대응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고 공정 분배를 실현해 자유주의 공동체를 유지 ▲노동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 ▲진실이 왜곡되고 거짓이 지배하지 않도록 사회질서를 바로 세움 ▲미래 세대에게 품위 있고 자랑스런 나라를 물려주기 위해 함께 노력 등을 제시했다.
이어 축사에 나선 박재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현재 한국정치는 협치가 요원하다”면서 “국가주의가 퇴조하고 자유주의가 번성하는 것은 반갑지만 참된 가치가 얼마나 투영되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절제와 관용의 덕목이 절실한데 21대 국회는 절대다수 야당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민주주의 가치가 훼손되고 선동입법 요구가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지리멸렬한 여당도 걱정”이라면서 “조선말기의 혼란을 경계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자만은 독약이니 자유와 기회를 확대하고 실용적 정책을 개발해 확산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준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축사에 나서 “그간 민주당이 좋은 가치를 독점해왔다”면서 “보수가 이를 가져와야 한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윤 의원에게 빚이 있다”면서 “제가 비대위원장을 할 때 윤 의원의 당협위원장직을 빼앗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선거에서) 살아 돌아오겠습니다’라고 하더니 살아 돌아오더라”면서 “불평 한마디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발제를 맡은 윤평중 한신대 명예교수는 이날 토론 주제인 ‘한국 보수의 철학적 성찰과 자유주의’에 주목했다. 윤 교수는 “한국 보수의 철학적 빈곤은 자유주의 이해의 일면에서 비롯되었다”면서 “윤석열 정부가 총체적 위기에 빠졌는데 특정언론사를 전용기 탑승에서 배제한 것은 ‘졸렬하기 짝이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윤 교수는 “윤석열 정부의 지리멸렬은 사상의 빈곤도 있지만 권력 운영에 문제가 있다”면서 “비판적·잠재적 지지층을 소회시키는 자해적 운영을 하고 있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그는 자유주의의 역사에 대해 개괄적으로 설명했다. 현대 정치가 포스트 민주주의 시대를 맞았는데 비(非)민주자유주의(신자유주의)를 거쳐 비(非)민주자유주의(신권위주의적 포퓰리즘)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특히 세계적으로 비토크라시(Vetocracy)가 도래하면서 무조건 반대만 하는 정치가 탄생했다고 진단했다.
윤 교수는 “어떤 사람이 자유를 말하면 ‘당신이 말하는 자유는 무엇이냐’고 묻고 개념 정리를 해야 한다”면서 “근대 자유주의는 절대주의의 대항 이념으로 출연했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역사적으로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는 별개의 것이었는데, 자유주의자들이 자유주의의 모순을 극복하고 체제 안전성을 위해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결합시켰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윤 교수는 “특정 언론사 (전용기 탑승) 배제는 퇴행적 조치”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자유주의의 거두인 존 로크와 로버트 노직, 밀턴 프리드먼과 존 스튜어트 밀 등을 거론하며 “한국 보수는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한국 보수는 냉전반공주의와 천민자본주의의 유산을 넘어 개혁 자유주의와 공화정의 철학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개혁적 자유주의 없이 한국 보수의 미래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