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민디 기자】미국에 있던 국내 최초 휴대용 구형 해시계 ‘일영원구’가 고국으로 돌아왔다.
문화재청은 18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영원구(日影圓球)’를 공개했다.
조선 후기인 1890년(고종 27년) 당시 무관이던 상직현이란 인물이 제작한 이 해시계는 문화재청이 미국 경매에서 확인·구입해 최근 국내로 환수됐다. 조선시대 해시계는 반구형 모양의 ‘앙부일구’ 등 10여점과 휴대용 해시계인 ‘휴대용 앙부일구’(보물)가 현재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구형의 새로운 형태, 구조·기능도 한층 발전한 휴대용 해시계는 처음 확인돼 조선 과학기술사 연구의 획기적 유물로 평가된다.
문화재청은 “시간을 확인하는 영침(影針·그림자 침)이 고정돼 있어 한 지역에서만 측정할 수 있었던 앙부일구와 달리 일영원구는 어느 지역에서나 시간을 측정할 수 있도록 제작돼 당시 과학기술의 발전 수준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물”이라고 설명했다.
일영원구를 검토하고 작동 방식을 추정한 이용삼 충북대 명예교수는 “작동 방식도 훌륭하지만 은입사 기법 등을 활용한 장식 등 제작 기법 또한 매우 정밀하고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다”면서 “일영원구는 앙부일구와 달리 남반구에서도 시간을 측정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문화재청은 “국보로 지정된 자격루와 혼천시계에도 12지로 시간을 나타내는 시보 장치를 둔 사실로 미뤄볼 때, 일영원구는 조선과 외국의 교류가 늘어나던 상황에서 다른 나라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새롭게 고안한 유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