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김충현 기자】장례식은 고인을 마지막으로 떠나보내는 의식이라는 점에서 인류 역사상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왔다.
특히 고인을 추모하고 산 자를 위로하는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산 자는 장례식을 통해 위로와 희망을 얻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낸다.
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시고 잠들었다가 실종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 씨(22세)와 사고 당일 함께 있던 친구 A씨가 지난 4일 새벽 장례식장을 찾았다.
손 씨의 부친에 따르면 A씨가 당일 새벽 1시30분께 자신의 작은아버지와 함께 빈소를 찾았다.
하지만 손 씨의 아버지는 A씨의 조문(弔問)을 거절했다.
조문은 조상(弔喪)과 문상(問喪)을 합친 말이다. 조상은 고인의 죽음을 슬퍼하고 빈소에 예를 갖추는 것이며 문상은 상을 당한 상주를 위로하는 것이다.
따라서 장례식장에 갈 때는 ‘문상 간다’는 것보다는 ‘조문 간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장례식장에 조문하는 행위는 고인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것이다. 손 씨의 부친이 A씨의 조문을 거절한 것은 A씨의 예의 표현을 막은 것이다.
확인되지 않은 뉴스가 난무할 정도로 A씨는 손 씨의 석연찮은 죽음과 유력한 연관이 있는 인물로 보이게 됐다. 손 씨의 부친도 A씨를 손 씨의 죽음과 강한 연관이 되어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손 씨 부친의 거절로 A씨는 조상도, 문상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장례식은 고인과 산 자가 연결되는 마지막 공간이다. 이에 산 자가 원하지 않는, 고인에 대한 조문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장례식은 고인을 위한 의식이지만, 무엇보다도 산 자를 위한 의식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