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란희 기자】국수주의 성향이 강한 중국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가 한국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극찬하고 나섰다.
평소 김치와 한복의 중국 기원설을 주장하며 한국을 자극하는 보도를 쏟아내던 환구시보의 변화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환구시보의 태도 전환이 ‘한한령 완화’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27일 환구시보는 ‘한국 시대극, 새로운 히트작 탄생’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아이유, 박보검 등이 출연하는 한국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지난 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이후 국내와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도우반(중국 평점 사이트) 평점 9.4점을 기록하며 최근 몇 년 사이 이 플랫폼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한국 드라마가 됐다”고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시대극인 ‘응답하라 시리즈’와 비교해 드라마의 성공 요인을 세세하게 분석했다. 그간 한국 드라마는 시대극보다 로맨스에 강점을 보였지만, 최근 넷플릭스와 협력해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고 했다.
또한 한국의 사회적 변화를 생활의 디테일에 적용해 평범한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게 환구시보의 분석 결과이다.
그간 한류 문화를 폄훼하는 데 집중했던 환구시보가 한국 드라마를 호평한 것이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20년 미국의 비영리재단에서 밴 플리트상을 받은 방탄소년단(BTS)이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으로 양국(한국과 미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라고 말하자 환구시보는 난데없이 “중국의 존엄성을 해쳤다”면서 맹비난을 퍼부은 바 있다.
환구시보는 최근 중국 고위급이 한국을 향해 러브콜을 하는 상황과 맥락이 닿아있다.
지난 2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양국 외교 지도자는 문화교류 복원을 하고 양국 협력을 발전시키자고 했다.
중국은 그간 “한한령은 없다”는 공식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한국 콘텐츠를 제한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