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N라이프(현 더리본)·매일상조의 성공사례로 힘 입어
7일 상조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언론사들이 상조업계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상조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조선일보는 지난해 사내 벤처 공모전에서 '상조업' 아이템을 채택했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작업 중이다.
업계에서는 조선일보가 중소업체 한 곳을 인수해 시범적으로 운영한 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고령의 보수 독자층이 탄탄한만큼 상조업에 진출할 경우 일정 수요는 보장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판단이다. 게다가 최근 무너지는 상조회사들이 많아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조선일보라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밀어붙일 경우 단기간에 급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CBS기독교방송 또한 상조업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CBS는 상조업 진출을 위해 정밀한 시장 분석을 해왔으며, 기독교식 장례를 포함해 상조업에 진출하면 승산이 있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 표본집계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독교 인구가 967만명으로 1천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독교식 장례 등으로 무장한 CBS 상조가 출범한다면 만만치 않은 파괴력으로 시장을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와 CBS가 상조산업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이미 성공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부산경남지역의 대표방송국인 KNN은 방송국 브랜드만 특정 업체에 빌려줘 이 업체가 단기간에 성장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방송국 혹은 신문사의 브랜드가 상조시장에서 '신뢰의 아이콘'으로 통할 수 있음을 보여준 훌륭한 성공사례다.
올해 1월 1일부터 회사명을 ‘더리본’으로 변경한 KNN라이프는 2015년도 부금선수금이 946억 원에 달해 업계 11위 규모로 집계됐다. 난다긴다하는 업체들 사이에서 방송국 브랜드로 빠르게 신뢰를 쌓은 것이다. 행사매출도 50~60억에 달할 정도로 안정적이다.
이 같은 성공사례는 조선일보와 CBS측에 큰 자신감을 주고 있다.
지역방송국의 인지도로 11위권 업체로 올라섰다면 전국적 인지도를 갖고 있는 조선일보와 CBS가 본격적으로 상조업에 뛰어들 경우 파괴력은 상상불허이다.
또한 대구에서도 매일신문이 매일상조를 운영하여 짭짤함을 맛보고 있다.
이처럼 언론사들이 상조업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상조업이 엄청난 캐시카우(Cash Cow)이기 때문이다.
일정한 수의 회원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다면 이들이 납입하는 수억~수십억 원에 달하는 회비가 언론사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이 같은 선수금을 바탕으로 재투자를 받거나 사세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도 있다. 한마디로 언론사 입장에서는 절대 지나칠 수 없는 매력적인 시장이 상조업이다.
조선일보와 CBS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 경우 기존 업체들과 사활을 건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상조시장이 포화상태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좀 더 신뢰를 주고, 더 나은 서비스를 하는 업체는 한발 더 앞서 나갈 수밖에 없다.
기존의 업체들은 언론사들의 상조업 진출을 고까운 눈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이것을 기회로 삼아 체질을 강화하고, 재무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충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