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란희 기자】경북을 덮친 산불이 꺼질 줄 모르고 있다.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해 안동 등 4개 시·군으로 확산한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26일 오전 5시 기준 14명으로 집계됐다.
경남 산청 산불을 진압하던 공무원·진화대원 4명이 숨진 데 이어 대형 산불로 총 18명이 세상을 떠난 것이다.
국가적 재난 상황에 접어들었는데, 문제는 여전히 진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확한 사망 경위는 조사 중이지만 급속도로 번지는 산불을 대피하다 질식 등으로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바람이 거세 산불이 기세를 올리는데다 연기로 인해 시야가 방해되면서 사망이 잇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화마는 문화재까지 덮쳤다.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 의성 고운사는 전각에 불씨가 옮겨 붙어 가운루와 연수전 등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이 소실됐다.
주요 문화재들이 집결한 안동으로 불이 번지면서 국가유산청은 사상 최초로 국가유산 재난 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발령했다.
25일 오후 한때 산불은 안동 하회마을과 직선거리로 10km 지점까지 접근했다. 소방차와 소방대원들이 모여 산불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대기했다.
다행히 하회마을 근처로 산불이 번지지 않으면서 한 고비는 넘겼다.
초대형 산불이 발생하는 이유는 기후변화가 꼽힌다. 이상 고온에 습도가 낮고 바람이 거세지면서 작은 불씨 하나로도 산불이 커진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