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정치팀】=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은 새누리당을 제치고 정당 지지율 1위에 올랐다는 여론조사가 나오고 있고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역시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제쳤다는 조사가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들을 살펴보면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에서 이탈한 중도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고스란히 민주당으로 옮겨가지는 않고 있는 점이 드러난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4~7일 4일간 전국 유권자 2,03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10월 1주차 주간집계(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2%p, 전체 응답률 10.5%, 전화면접(14%), 스마트폰앱(39%), 무선 자동응답전화(27%), 유선 자동응답전화(20%) 혼용 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에 따르면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32.6%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9.1%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관에서 지난달 24~28일 5일간 전국 유권자 2,54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10월 4주차 주간집계(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1.9%p, 전체 응답률 10.4%, 전화면접(17%), 스마트폰앱(40%), 무선 자동응답전화(23%), 유선 자동응답전화(20%) 혼용 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에서는 새누리당은 25.7%를 기록했다. 반면 민주당은 31.2%를 기록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전후로 해서 3주간 새누리당의 지지도가 6.9%p 하락한 반면 민주당은 2.1%p 상승한 것이다. 이는 박 대통령에게서 이탈한 지지층이 민주당으로 온전히 흡수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국민의당 지지율도 같은 기간 12.6%에서 14.2%로 늘었고, 정의당은 4.2%에서 4.5%로 조금 올랐다. 세 야당의 합계 지지율로 보면 4%p 오른 것이 된다. 역시 새누리당에서 빠져나간 만큼 오르지 않았다. 오히려 모름·무응답층이 18.3%에서 20.8%로 늘어났다. 나머지 오차지지율은 기타 원외 정당 몫이기에 큰 의미는 없다.
더구나 각종 조사에서 박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평가 답변은 30%대에서 10% 안팎까지 하락하며 약 20%p 빠진 바 있다. 무려 20%의 응답층이 박 대통령에 대해 긍정 평가에서 부정 평가로 돌아섰지만 그만큼 민주당 등 야권 지지층으로 옮아가지는 않은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특히 제1야당인 민주당이 보수층으로부터 아직 큰 신뢰를 얻지는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행보가 실망스럽긴 하지만 그렇다고 민주당에게 국정을 맡기기는 불안하다는 것이다. 이는 민주당의 확장성 부족을 방증하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탈층의 향후 행선지는 유동적인 것으로 보인다. 여권이 비박계를 중심으로 재편성되면 다시 여권을 지지할 수도 있고 여도 야도 아닌 제3지대로 향할 수도 있어 보인다.
아울러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진상규명이 어느정도 이뤄지고 대선 국면이 임박하면 유동성은 한층 커질 것이고 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이탈층을 포섭하기 위한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국민들의 대통령 하야·퇴진 주장이 진정한 정치적 요구라면 이탈한 여당 지지층이 야당 지지로 돌아섰어야 한다"며 "정말로 대통령을 교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야당이 못 미더워도 야당으로 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 소장은 그러면서 "결국 이같은 현상은 박 대통령 퇴진과 하야보다는 대통령의 고백과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아직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당 지지자들이 야당 지지로 아직 돌아서지 않는 것은) 아직 대선국면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며 "대통령이 지금 하야한다고 한다면 조사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