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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조장례뉴스

[日장례문화탐방]바람의 언덕 수목장·후지 영원·이다바시

탐방단에 충격 준 혁신적인 디자인의 수목장

이다바시, 유석으로 사람·반려동물 추모

유족들 마음 상하지 않게 ‘소음 저감기술’ 개발해

고인이 승천하는 화장장 연출, 40년 전부터 했다

주민 설득 후 들어선 ‘바람의 언덕 수목장’

수목장답지 않게 장지 안에는 나무 없고 잔디만

들어오는 문에서는 고인 이름 보이지 않아

후지영원, 日人들 가장 선호하는 공원묘지…‘문학인의 묘’ 눈길

 

일본은 경제적으로 한국에 20~30년 정도 앞서 있다. 한국이 경제발전 과정에서 일본의 경제발전과정을 그대로 배워서 적용했기 때문이다. 그때문에 일본을 관찰하는 것은 곧 한국의 미래를 들여다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상조장례뉴스와 사단법인 대한장례지도사협회는 일본의 최신 장례 트렌드 정보를 습득하고, 업계 관계자들의 인적교류를 위해 일본 장례문화 탐방 이벤트를 마련했다. ‘일본 장례문화탐방’ 특집 기사를 통해 장례문화탐방단이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살펴본다.<기자 주>

 


 

▲(사)대한장례지도사협회 송덕용 사무총장, 이상주 유토피아 상무이사, 울산공원묘원 최성원 이사장, (사)대한장례지도사협회 남승현 회장, (사)한국동물장례협회 조용환 회장, 동경엑스포 주최측 총책임자인 후쿠다 대표, 대전보건대 장만석 교수, (사)한국장례업협회 박일도 회장, 부산시설공단 영락공원 사업팀 김경현 장례지도사, 동국대학교 황근식 교수, 에프앤에스 김현자 이사, (재)류안 예래원 김용남 대표,  (재)류안 예래원 백종헌 회장, 국민일보 김용백 논설위원, (재)류안 예래원 안찬성 관리팀장, (재)류안 예래원 배근호 상무이사, 에프앤에스 안구현 전무이사, 상조장례뉴스 김호승 대표 겸 발행인, 동부산대 김성익 교수가 일본 장례문화탐방 단체 기념사진을 찍었다.

 

반려동물 화장장 이다바시…“유족 마음 다칠까봐 소음 저감기술 개발”

 

이다바시 반려동물 화장장에서 우리를 맞은 것은 스가하라 히사히데 대표였다. 이다바시에서는 도다 화장장 중 자회사다. 화장 후 유골을 분쇄기에 돌려 가루로 만든 것을 유석으로 만든다. 유석은 돌 형태이며 글씨를 새겨서 기념한다. 목걸이나 반지 형태로 제작하기도 한다. 주로 반려동물로 기념품을 제작한다.

 

“(반려동물이 떠난 후) 허전하다. 기념하고 싶다. 형태가 있는 것을 갖고 싶다.”

 

반려동물의 유족들이 사망한 반려동물 기념품을 갖고 싶다고 해 이다바시에서는 반려동물 기념품을 제작하게 됐다. 반려동물이 죽으면 위패를 세우거나 사진 액자를 만든다. 혹은 목걸이나 반지로 제작하면 가족이 여행갈 때 휴대용으로 지참하면 된다. 유골로 만든 목걸이는 보통 60g으로 압축한다.

 

사람도 유족이 원하면 유석으로 만들어준다. 유족의 희망에 따라 남은 유골은 합사하거나 수목장을 한다. 생전 모습을 넣은 사진으로 추억을 간직한다. 유석은 10만원 내외이며 화장비는 별도이다.


 


 

1. 이다바시에서 만든 반려동물 유석 
2. 스가하라 히사히데 대표가 일본장례문화탐방단에 유골 분쇄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3. 고인이 승천하는 모양으로 연출된 화장장 내부.
4. 이다바시 화장장으로 가는 길에 마주친 일본 전통식 정원.

 

히사히데 대표는 탐방단에 유골 화장 후 가루로 만드는 방으로 안내했다. 방 안쪽에 유골을 가루로 만드는 기계 시설이 있었다. 유골이 부숴지며 나는 소리에 유족들의 마음이 다칠까봐 기술 개발을 거듭해 현재는 유골 부숴지는 소리가 거의 나지 않는다. 시간은 채 5분이 걸리지 않는다. 히사히데 대표는 기계 시설 담당자를 불러 작동을 시현해주었다. 기계는 아래 위로 빙글빙글 돌면서 유골을 분쇄했다. 기계가 빙글빙글 도는 이유는 골분이 치우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한국도 유골을 가루로 만드는 기계가 있다. 이곳의 시설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탐방단에 동행한 김경현 부산영락공원 장례지도사는 “한국의 유골 분쇄기계는 여기 시설에 비해 초고속이라 2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기계 소리가 엄청나게 시끄럽고, 유골함이 뜨거워 만지기 힘들 정도다”라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의 시설에 차이가 명확한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우월하다 판단내리기는 어렵다. 다만, 어느쪽이 유족의 마음을 어루만지는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이다바시의 시설에서는 한달에 30~40건을 처리한다. 80~90%가 스님들로부터 요청이 들어온다. 사람들 유석은 1년에 5천명 정도 처리된다.

 

히사히데 대표의 안내에 따라 화장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본격적인 시설로 들어가기 전에 단정한 일본식 정원이 나타났다. 10여평 남짓은 작은 정원이었는데도 컴팩트하게 일본식 정원의 모습을 모두 담았다. 바닥에 깔린 돌들이 물결무늬로 정리돼 있었다.

 

탐방단을 이끄는 장만석 동국대 교수는 “일본이 잘하는 것이 이런 디테일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삼성도 이런 수준의 디테일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VIP실로 향하는 길에 있는 유리벽에는 인도철학을 담아 소년-청년-중년-장년기의 무늬가 새겨져있었다. VIP실에서는 고인이 하늘로 승천하는 모습으로 벽면과 조명이 연출돼 있었다. 무려 40년 전부터 설계된 것이다. 가격이 일반실의 3배에 달한다.

 

수골실에서는 뼈를 정리하는 젓가락 등이 마련돼 있었다. 일본에서는 화장 후 유족이 직접 뼈를 정리한다. 하지만 한국은 수골실이 단순히 ‘뼛가루를 받는 방’으로 굳어져있다. 화장장과 같이 운영되고 있는 장례식장의 시설은 현대적으로 보였다. 일본 장례식장에서는 사람들이 조화를 보내는 대신 이름을 넣었다. 화장하는 동안, 수골실에 가기 전에 대기하는 대기실은 깔끔해보였다.

 

휴게실에서 맥주도 서비스가 되는데, 휴게실 이용료와 맥주값도 당연히 유료였다. 이다바시는 민간 화장장으로 수익창출을 위해 신경을 쓰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日에서 가장 비싼 묘지, 후지영원과 반려동물 화장장 이다바시

 

후지영원은 70만평으로 일본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공공묘지다. 일본인들이 가장 오고 싶어하는 묘지이며, 일본에서 가장 비싼 묘지이기도 하다. 또한 아베 신조 수상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수상과 아버지가 안치된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때문에 아베 수상은 후지영원을 자주 방문한다.

 

후지영원의 특징은 ‘문학인의 묘’가 한켠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시, 소설 등 일본 문학계에 이름을 남긴 문학인들의 이름을 비석에 새겨놨다. 반드시 납골하지 않았더라도 이름을 새겨 특성을 살렸다.

 

 

 

1. 아직 생존해있는 사람은 빨간 색으로 이름이 쓰여있다.
2. 1기 비석 옆으로 일본 문인들의 이름과 대표작, 사망일시가 적혀있다.

 

비석을 보면 제일 위에 성명을 적고, 그 밑에 대표작을 적어놓았으며, 그 밑으로는 사망일시를 명시했다.

 

‘문학인의 묘역’은 일본의 유명한 출판사인 이와나미, 강담사, 문예춘추 등이 힘을 합쳐서 마련한 것이다. 문학인의 묘역은 문학 애호가들이 즐겨 참배하는 일본 문학의 명소가 되었다. 묘역 바로 옆에 명함을 넣는 비석이 있는데 이곳에 명함을 넣으면 나중에 묘역에서 감사 인사를 보내온다.

 

장만석 동국대 교수는 “강원도 영월의 김삿갓 묘지도 잘 조성돼 있다”면서도 “‘문학인의 묘역’을 참고해서 조성하면 특성화가 제대로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람의 언덕’, 가장 혁신적인 디자인의 수목장

 

“이렇게 깔끔한 수목장은 처음 보네요.”

 

탐방단 사이에서 탄성이 터졌다. 도쿄 교외에 위치한 ‘바람의 언덕’ 수목장의 디자인은 기존의 묘원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그야말로 언덕처럼 생긴데다가 주변 경관과 절묘하게 조화돼 탐방단의 감탄을 자아냈다.

 

‘바람의 언덕’ 수목장은 2016년 10월에 완공돼 분양되기 시작했다. 오픈한지 불과 2년도 되지 않았지만 안장된 인원은 200여명 정도이고, 계약자는 300명에 달한다. 면적은 600~700평으로 기존 공원묘지(추모공원)처럼 넓지 않다. 아담한 구조라 할 수 있다.

 

‘바람의 언덕’ 수목장 설계자인 란 세키노 씨는 수목장 전체에 물이 흐르도록 설계했다. 그는 “자연미를 살리기 위해 물이 흐르도록 설계 했으며, 환경과 마음을 아울러 깨끗히 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물이 흘러가는 형태도 단조롭지 않고, 다양하게 모양으로 설계했다. 물의 흐름이 일정치 않은 것은 인생에 굴곡이 있는 것을 빗댄 것이란다. 디자인에 철학이 들어가있다.

 

수목장 이름을 ‘바람의 언덕’이라고 지은 이유는 수목장지 일대에 바람이 많이 불고, 하늘도 맑기 때문이다. 총 3600구획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1구획에 2명씩 안장된다. 구멍을 하나 파면 2단으로 안장된다. 총 3600개의 구멍이 있는 셈이다.

 


 

1. 빨간 철판 위에 새겨진 고인의 이름은 수목장지 입구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2. 언뜻 봐서는 평범한 언덕으로 보이는 ‘바람의 언덕’의 정경. 잔디 밑 고인은 GPS(위치정보시스템)로 찾는다. 
3. 비석이 새워진 곳은 일반 수목장지보다 가격이 높고, 영구히 안장된다.
4. 란 세키노 ‘바람의 언덕’ 설계자가 일본 장례문화탐방단에 수목장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입구에서 들어오면 안장된 이들의 이름이 보이지 않지만 수목장을 반바퀴 돌아 묘원 안쪽으로 들어오면 비로소 고인의 이름이 보인다. 세심한 설계다. 40년 묵은 붉은 철판이 멋을 자아내는데 이 철판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까맣게 변하게 된다. 주로 큰 배를 건조할 때 쓰이는 철판이라 수목장에 운치를 더하게 된다.

 

탐방단 중 한 명이 “수목장지에 나무 한 그루 심어져 있지 않아 ‘잔디장’이라는 이름이 어울릴 것 같다”고 하자 “여기에는 나무가 없지만 주위에 장지를 감싸고 있는 수풀이 모두 수목”이라면서 “수목 속에 고인이 잠을 자고 있는 컨셉”이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또한 “나무가 있으면 나무에 시선이 집중되는데 ‘나무가 아닌 고인에 집중하자’는 의미에서 이렇게 조성한 것”이라는 답변도 내놓았다.

 

아직 오픈한지 얼마되지 않아 고인의 이름이 드문드문 보였다. 이름이 있는 곳은 인기 지역이고, 인기 지역부터 순서대로 고인들이 안장될 것으로 보였다. 유골함에 모셨다가 13년 혹은 33년이 지나면 비어있는 공간으로 합사하게 된다. 유족의 뜻에 따라 진행된다. 1인 안장에 58만엔(한화 약 580만원), 2인 안장에 78만엔이다.

 

“‘젊은 세대는 이전과는 다른 형태의 수목장을 선호할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파격적인 디자인의 수목장지를 설계했습니다.”

 

세키노 씨의 수목장 설계는 일본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혁신적인 디자인이라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세키노 씨는 한국의 수목장도 공부하고 싶다며 이상주 유토피아 추모관 상무, 배근호 예래원 상무와 명함을 교환하기도 했다. 세키노 씨는 가까운 시일 내에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

 

안쪽으로 걸어가니 추모석 구역이 따로 있었다. 이 곳은 기간이 정해져있지 않고 영원히 안장하는 곳이다. 잔디가 아니라 허브를 깔아 향이 은은히 났다. 입구와 연결된 수목장지는 새로운 파격 디자인으로 젊은 사람들을 겨냥한 것이라면, 추모석 구역은 클래식을 선호하는 나이 많은 이들을 위한 것이다. 추모석 구역에는 한 구획에 4개의 구멍이 있으며, 1구멍에 2명씩 안장된다. 1구획에 8명이 안장되는 셈이다. 가족묘 개념으로 보면 된다.

 

잔디의 모양이 비슷비슷해 고인의 정확한 위치를 찾기 힘들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세키노 씨는 “GPS(자동위치추적 시스템)를 이용하기 때문에 찾기 쉽다”고 강조했다. 수목장에서 GPS를 이용하는 것은 일본에서도 드문 일이다. 세키노 씨는 미리 주민들에 수목장지의 컨셉을 알렸고, 다행히 주민들도 수목장 조성을 인정해줬다.

 

탐방단이 시설을 둘러보고 설명을 듣는 와중에도 잔디 위에서 잔디 깎는 로봇이 쉴새없이 작업을 했다. 로봇은 아침·저녁으로 하루 2회 잔디를 자동으로 깔끔하게 정리한다. 파격적인 디자인에 로봇까지. 수목장의 미래를 확인한 ‘바람의 언덕’ 수목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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