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최상목 딜레마’에 고민하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내란특검법과 마은혁 헙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에 협조하지 않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을 탄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지도부는 이에 대해 명확히 선을 긋고 있다. 이미 한덕수 국무총리를 탄핵했다가 지지율이 급락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헌법재판소가 이날 최 대행의 마 후보자 임명 보류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려도 최 대행이 곧장 임명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 대행이 헌재 선고 후 법무부 등 관계기관과의 추가적 논의를 거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만일 최 권한대행이 헌재 결정에도 불구하고 마 후보자를 즉시 임명하지 않는다면 이는 내란 공범이라는 결정적 확증”이라며 “내란죄 고발을 비롯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박 원내대표는 최 대행에 대한 즉각 탄핵 추진 언급은 없었다.
박성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인터뷰에서 “(최 대행을) 탄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의원들도 있지만, 탄핵에 부담을 갖고 있는 의원들도 있다”라고 전했다.
최 대행의 태도를 놓고 당내 분위기가 엇갈리고 있다고 말한 것이다.
최 대행에 대한 탄핵 추진 언급을 자제하는 건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에 구속기소가 됐으며, 탄핵심판이 속행돼 있어 점점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한 총리에 대한 탄핵안을 가결한 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급락했던 것도 민주당을 망설이게 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한국갤럽은 같은달 7~9일 전국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36%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p, 응답률 16.3%,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이 조사는 한 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지난해 12월 27일 이후 실시된 첫 번째 조사였는데 3주 전 조사 대비 12%p(포인트) 급락한 수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