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부산꽃집 김미란 대표는 지인의 권유로 우연히 꽃집을 운영하게 됐다. 그 결정이 김 대표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2004년부터 햇수로 21년째 장례식장에 꽃을 납품하고 있다. 근조화환 및 꽃 제단, 헌화 지원 등 장례식장에 쓰는 모든 꽃을 담당한다.
김 대표의 실력은 부산 지역에서 인정 받았고, 부산시설공단에서 운영하는 영락공원 공설 장례식장에도 2016년부터 9년째 꽃을 납품하고 있다.
일을 하면서 기쁜 일도 종종 있다.
사위가 항암 치료 중 병원에서 의식이 없는 와중에 딸이 세상을 떠난 상황이었다. 사위의 병 간호를 하다 먼저 떠난 딸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은 미어졌다.
김 대표는 정성을 다해 꽃 제단을 차렸다. 어머니가 딸의 영정사진을 만지면서 “좋은 데 가라”고 하신 다음 김 대표를 향해 “꽃 제단을 정말 예쁘게 차려줘서 고맙다”라고 했다. 어머니의 진심이 묻어나는 말에 김 대표도 감동을 받았다.
“‘상주님들에게 이 꽃도 위로가 되는구나’ 느꼈어요. 꽃 하나도 허투루 꽂으면 안 되겠구나 싶었죠.”
장례식장은 유족의 슬픔으로 가득한 곳이기도 하다. 참혹한 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들의 장례식장에서는 분위기가 좋지 않아 유족에게 말을 거는 것조차 어렵다. 꽃 제단을 설치해놓고 다시 가보면 분노한 유족이 부숴놓은 경우도 있다. 김 대표는 다시 힘을 다해 제단을 복원한다.
“마음이 무너지신 분들이 하는 행동을 충분히 이해해요. 얼마나 힘들면 그러시겠어요.”
김 대표를 모질게 대하는 사람보다 고맙다고 인사하는 유족들이 더 많다. 앞으로도 김 대표는 열과 성을 다해 꽃 작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