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비상계엄 기획·공모의 핵심으로 떠오른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육사 41기·예비역 소장)이 수첩에 손글씨로 쓴 ‘NLL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라는 문구가 경찰청·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에 포착됐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육사 38기·예비역 중장) 등이 비상계엄을 유발하거나 북한의 도발을 유도해 ‘계엄 분위기’를 조성하려 했다는 의혹과 연결되는 분위기다.
서해 NLL은 1999년 제1연평해전과 2002년 제2연평해전이 일어난 군사적으로 예민한 지역이다.
한 안보 전문가는 우리 해군 함정의 NLL 침범 등을 통해 북한군의 공격을 유도하고 2010년 연평도 포격전과 같은 종류의 국지전을 유도하려고 했을 것이라고 봤다.
이와 관련해 지난 10월 북한이 ‘남한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투했다고 주장한 사건이 북한의 자작극이 아니라 우리 군의 소행일 가능성을 높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 무인기가 서해 백령도에서 날아왔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은 북한 오물풍선이 남하할 경우 경고 사격 후 원점 타격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전시·준전시 등은 질서 유지를 위한 비상계엄 선포의 요건이 되므로, 남북 무력충돌 등 북풍을 유도한 건 비상계엄을 위한 기획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노 전 사령관은 정보사령관에 첩보부대인 777사령관도 지냈기에 무력충돌 시나리오를 사전 기획할 능력은 충분했다.
두 자리 모두 북한 관련 최고급 첩보를 취급하는 지휘관으로서 북한군 동향과 대남 무력 대응 시나리오를 사전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노 전 사령관의 계엄 구상은 실현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군 소식통은 “북한이 우리 측에 어떤 피해를 입히면 어떻게 대응한다는 매뉴얼이 지상, 해상, 공중 등 상황에 맞춰 꽤 세세하게 마련돼 있다”라면서 “또한, 북한의 특정 대상이나 지점을 타격하려면 여러 단계의 평가를 거쳐야 한다”라고 했다.
결국 노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이라는 허황된 꿈을 꾸면서 불가능한 계획을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