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1심 징역형 선고로 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향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사법부에 총공세를 퍼부으며 위기 상황을 부채질하고 있다.
제1야당에 위기가 왔는데도 경쟁자인 여당은 자중지란으로 더욱 혼란스럽다.
국민의힘은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대표 가족들의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이 올라왔다는 의혹으로 시끄럽다.
지난달과 이달 초에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윤 대통령 부부를 겨냥해 “야당 대통령인지 헷갈린다”, “윤석열 탈당이 답이다”, “김건희 씨는 보수분열의 원흉” 등등의 비난 글이 게재된 바 있다.
친윤계에 따르면 이 글의 작성자 이름이 한 대표의 친딸과 이름이 같다. 이 글 게시자는 9월부터 이달 초까지 152개의 글을 올렸다고 친윤계는 주장한다.
게다가 한 대표의 부인·장인·장모·모친까지 이름이 같은 작성자들이 의혹이 불거지자 활동을 멈췄다면서 “이제 법적 문제를 두려워해야 한다”라고 엄포를 놓았다.
단서를 잡았다고 생각한 친윤은 지도부 회의에서 한 대표의 면전에 대고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핵심은 이 같은 논란이 여당과 국가 운영에 도움이 되느냐이다. 자중지란을 일으킬 시간에 야당의 잘못된 행태를 비판하고, 이를 개선하라고 요구하고, 국가운영에 대해 토론해야 하지 않을까.
국민의힘 친윤은 윤 대통령을 보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것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러한 보호가 너무 심해 잘잘못을 따지지도 못하고 지엽적인 것에 집착하게 되는 데 있다.
만약 한 대표의 가족들이 국민의힘 당원이라면 자신들의 명의로 대통령 비판 글을 올릴 자유가 있다. 그것으로 ‘배신’이나 ‘법적 조치’ 등을 운운하는 건 제살 깎아먹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