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갈등 해결을 위한 면담을 했지만 오히려 간극을 느끼면서 갈등의 골만 더 깊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23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한 대표는 지난 21일 1시간 20분간 윤 대통령과 면담에서 “나빠지는민심과 여론 상황에 따라 과감한 변화와 쇄신이 필요하다”면서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인적 쇄신, 대외 활동 중단, 의혹 규명 절차 적극 협조, 특별감찰관 임명 등을 요청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이 밝힌 윤 대통령의 발언은 한 대표의 요구의 수용을 거부한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윤 대통령은 인적 쇄신은 대통령의 권한, 의혹 규명은 객관적 혐의가 있어야 한다고 답변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활동 중단을 요구하는 한 대표에게 “이미 자제하고 있다”라고 답하며 이 요구마저 거부했다.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도 양측의 간극은 컸다. 한 대표는 여론이 악화될 경우 김 여사 특검법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지만 윤 대통령은 “나로서도 도리가 없다”라면서 사실상 별무대책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 면담을 마친 후 친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불러 보란듯이 만찬을 함께 했다.
한 대표는 지난 22일 친한계 인사 20여명과 만찬 회동을 통해 윤 대통령과의 면담 결과를 전하고,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여사 특검법을 앞두고 친한계의 교통정리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면담을 통해 갈등을 봉합한 게 아니라 간극만 재확인했다. 오히려 갈등의 골이 깊어지며 ‘독자노선’을 걸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해 한 대표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당정 갈등은 더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