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회동에서 한 대표의 혁신 제안을 거부하면서 스스로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대표가 당정관계를 고려해 쓴 소리를 동반한 제안을 했지만 윤 대통령이 거부함으로써 당분간 양측의 불편한 관계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여론이 악화되면 김건희 여사 특검을 막기 어렵다”라고 호소하다시피 했지만, 윤 대통령은 “당이 돌아서면 어쩔 수 없다”라고 답변하기까지 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활동을 중단해달라는 요구해도 “이미 중단했다. 많이 괴로워하고 있다”면서 김 여사를 옹호했다.
이 같은 태도는 ‘꽉 막힌 벽’을 연상케 한다. 한 대표는 혁신을 요구했지만 이를 윤 대통령이 거부하면서, ‘혁신을 요구하는 여당 대표’와 ‘혁신을 거부하는 대통령’으로 프레임이 만들어졌다.
역대 최저치 지지율을 경신하고 ‘꽉 막힌 불통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윤 대통령은 한 대표의 혁신안마저 거부하면서 마지막 기회를 놓치는 게 아닐까.
만약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갈라서기를 택하고 여당으로 하여금 대통령실을 공격하게 한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아직은 윤 대통령이 집권 반환점을 돈 것도 아니고 여당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있다. 각료 선임권과 공기관장 등을 인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운명의 11월’을 견뎌내고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지 않으면 어떡할 것인가?
만약 한 대표가 다른 마음을 먹고 김 여사 특검에 적극 동조해 디커플링을 시도하면 어떡할 것인가?
정치는 세력의 싸움이라. 기반이 넓으면 이기고, 좁으면 진다. 윤 대통령은 왜 지지기반을 스스로 좁히나. 세간의 시선으로 이해할 수 없는 정치를, 윤 대통령은 하고 있다. 만약 윤 대통령이 정치를 하고 있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