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란희 기자】식당들이 배달 앱에 매출을 상당부분 뺏기자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을 다르게 하는 ‘이중가격제’로 속속 전환하고 있다.
2일 식당업계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업체 외에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식당에도 ‘이중가격제’ 운영이 퍼지고 있다.
이중가격제는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 가격보다 비싸게 받는 것을 뜻한다.
영세 자영업자들은 배달 플랫폼 이용을 포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통 매출의 70% 이상이 배달앱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다만 프랜차이즈는 자사 앱을 활용하면 판매 가격의 부담을 덜어주는 경우가 많지만, 자영업자들은 이마저도 쉽지 않다. 자영업자들이 뭉쳐서 앱을 만들 만한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중가격제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이 관건이다.
서울에 사는 박성호(35) 씨는 “(사업자들이) 배달 앱은 이용하되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면서 “이중가격제가 납득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수원에 사는 유태정(50) 씨 또한 “이미 배달비를 내는데, 배달 가격이 더 비싸면 이중으로 손해보는 느낌”이라면서 거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가격이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고지했다면 문제가 없다는 사람들도 있다.
인천에 거주하는 정상준(43) 씨는 “매출을 확보하려다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면서 “가격만 제대로 알린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프랜차이즈들도 속속 이중가격제를 도입하고 이를 공지하는 모양새다.
지난 1일 메뉴 가격이 낮은 한솥도시락은 배달 매출의 30%를 배달 앱에 지불하고 있다면서 이중가격제 도입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