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란희 기자】필리핀에서 ‘중국 스파이 의혹’을 받은 후 별안간 잠적한 전직 시장이 인도네시아에서 체포됐다.
5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필리핀 북부 루손섬 타를라크주 밤반시의 엘리스 궈(35) 전 시장이 인도네시아에서 체포됐다고 필리핀 법무부와 국가수사청(NBI)이 전날 발표했다.
필리핀 법무부는 인도네시아 경찰을 인용해 궈씨가 3일 오후 11시58분에 체포됐고 현지 경찰에 구금돼 있다고 밝혀 기소를 시사했다.
작은 소도시의 시장이던 궈씨는 지난 3월 필리핀 당국이 시장실 바로 뒷쪽에 위치한 온라인 카지노 도박장을 급습하자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당시 해당 도박장에서는 중국인 202명, 다른 외국인 73명을 포함해 감금된 약 700명이 구출됐다.
이곳에서는 가둬둔 사람들에게 이성에게 접근해 돈을 뜯는 ‘로맨스 스캠’ 사기 범행을 시킨 본거지로 드러났다.
그런데 궈씨가 이 업장 부지의 7만9000㎡ 중 절반을 소유하고 있었으며, 이 곳에서 그가 소유한 헬리콥터도 발견됐다.
그러던 와중에 궈씨의 출신 배경이 불분명하다며 확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고, ‘중국 스파이’라는 의심이 커졌다.
궈씨는 필리핀 이민 당국에 의해 궈화핑이라는 중국인으로 신원이 확인됐고, 지난 7월 3일 시장직에서 직위해제됐다.
공직 당선 2년 만에 수백만 달러의 자산을 끌어모은 경위를 설명하라는 압박을 받은 궈 씨는 지난 7월 밴과 소형 보트를 타고 해외로 도주했다.
궈씨는 필리핀에서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를 거쳤으며 인도네시아로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궈씨의 중국 스파이 의혹은 여전히 미궁에 쌓여있다.
궈씨의 변호인은 CNN에 입장문을 보내 “엘리스 궈는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에 문제에 답할 기회를 갖게 됐기에 이번 사안(체포)은 환영할 만하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