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유족에게서 현금으로 받은 장례비용 7억 원을 횡령한 보라매병원 장례식장 사무장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허경무)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기소된 A씨(42)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횡령한 금액이 총 7억 원을 넘는 고액인 점과 횡령기간이 1년 2개월간 보라매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생한 현금매출액 7억 7977만원 중 92%인 7억 1727만원을 횡령해 병원에 상당한 손해를 입혔다고 봤다.
보라매병원도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는 점도 참작됐다.
A씨는 올해 초 서울대학교병원 감사실에서 특별감사를 받았다. 서울대병원은 시립공공병원인 서울시 보라매병원을 수탁 운영하고 있다.
감사실 조사에 따르면 A씨는 현금으로 들어오는 장례식장 수입금을 병원 계좌에 넣지 않고 그대로 횡령했다. 서류에는 현금을 받고 입금한 것으로 기재하고 결산담당자에게 보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이 같은 방법으로 1년 2개월에 걸쳐 7억1727만원을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병원 측은 수입금 유용, 횡령, 허위보고 등의 사유로 A씨를 해임했다.
A씨의 횡령이 드러나자 관련 부서 직원들도 줄줄이 징계를 받았다. 감사실은 수입금관리 소홀로 총무팀 행정 및 결산 담당자를 해임했고, A씨의 상급자도 업무 태만으로 중징계를 받았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특별감사 결과 피고인 외 다수의 관련 담당 직원들도 함께 징계처분을 받은 것을 보면, 병원 측에서도 회계 관리에 구조적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병원의 관리·감독 소홀이 하나의 원인이 된 점, 피고인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이고 범행 발각 후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잘못을 인정하고 감사 및 수사 절차에 협력한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라고 설명했다.
장례지도사인 A씨는 서울 동작구 소재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장례식장에서 사무장으로 근무하며 장례지도 업무 및 장례비용 수납 업무를 수행했다.
그는 2022년 11월부터 2024년 1월께까지 총 367회에 걸쳐 유족에게서 현금으로 받은 빈소 사용료, 장례용품 판매 대금 등 총 7억1727만 원을 가로채 생활비나 개인 채무 상환 등에 쓴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