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서 정봉주 후보가 예상 밖의 선전을 이어가며 1위를 질주하자 당 안팎에서 당황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난 총선에서 막말로 인해 결국 공천이 취소된 인사가 수석최고위원으로 지도부의 일원이 되면 중도층 여론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23일 민주당에 따르면 지난 주말 치러진 ‘당대표·최고위원 선출 순회경선 온라인 투표’에서 정 후보는 5개 지역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정 후보는 △제주 19.06% △인천 23.05% △강원 20.33% △경북 21.32% △대구 22.2%를 얻으며 누계 득표율 21.67%(1만 7078표)로 8명의 후보 중 1위를 달렸다.
정 후보가 이 같은 득표율을 유지할 경우 최고위원 당선인 5명 중 1위에 올라 수석최고위원이 될 수 있다.
수석최고위원은 당헌·당규상 공식적인 직함은 아니다. 하지만 예우차원에서 전당대회 득표율 1위를 기록한 최고위원에게 관행상 수석이라는 명칭을 붙인다.
공식 직함은 아니지만 실질적 권한은 있다. 당대표·원내대표가 궐위한 경우 당 회의에서 의사봉을 잡을 수 있다.
최고위원 경선 이전에는 명심이 쏠려 있는 김민석 후보가 수석최고위원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김 후보는 이재명 당대표 후보 캠프에서 좌장으로 일하며 정치적 자문을 해왔기 때문이다.
정 후보가 1위를 달리자 명심과 당심이 엇갈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지난 20일 인천 합동 연설회를 마치고 김 후보와 유튜브 방송에 나와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냐, 이해가 안 간다”라고 발언했다.
정 후보가 수석최고위원이 되는 상황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총선에서 막말로 부적격 판정을 받아 컷오프가 된 정 후보가 당 지도부가 될 경우 ‘설화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