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어머니 시신이 너무 차가워서 그 느낌이 한동안 가시질 않았습니다.”
장례식에서 염습하기 전에 흔히 시신을 시신안치냉장고에 보관한다. 냉장고 내부 온도는 섭씨 3~4도 가량으로 시신 부패를 막기 위해 0도에 가까운 온도로 고정돼 있다.
문제는 이처럼 낮은 온도가 마지막 염습 과정에서 유족들에게 충격을 준다는 점이다. 이에 장례업계 안팎에서는 자연사한 시신만이라도 냉장 보관이 아닌 상온에 보관하면 안 되느냐는 의견이 꾸준히 나온다.
사람이 사망하면 보통 사후 3~4시간부터 부패가 시작되고 10~12시간가량 지나면 부패가 눈에 띄게 늘어난다.
이는 인체의 자가분해와 박테리아 활동에 따른 것으로 신체 조직이 연화와 액화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결국 시신을 상온에 보관하는 문제는 위생과 감정의 부딪히는 지점에 위치한다고 봐야한다.
고인을 본래 생전의 상태에서 뵈려고 하는 유족의 강점과 위생의 관점에서 고인을 낮은 온도에 모시려는 위생적 관점이 대립할 때 우리는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줘야 할까.
6년차 장례지도사 A씨는 “하루 정도 실온에 시신을 모시는 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병사가 아닌 자연사의 경우 고독사처럼 사망 후 오랜 시간이 지나 발견된 게 아니기 때문에 시신 상태가 괜찮다”면서 “입관실이나 안치실도 완전 실온은 아니고, 여름에는 사람 왔다갔다 하면 에어컨 틀어놓는다”라고 했다.
그는 “실제로 현장에서는 가족분이 멀리서 새벽에 오신다고 오실 때까지 안치하지 말아달라고 요청받는 경우가 있다”면서 “가족이 와서 고인의 얼굴 보고 안치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라고 했다.
반면 다른 장례업계 관계자는 “시반이 사후 4~5시간째에 암적색으로 나타나는데 이를 보는 유족의 충격이 클 수 있다”면서 “유족의 감정은 이해해도 쉽지 않은 문제”라고 했다.
장례업계는 유족의 마음을 보듬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이 문제의 핵심은 위생이다. 위생적 측면에서 유족과 장례식장 관계자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면 다각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