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 국민의힘이 22대 총선에서 참패하면서 원 구성 협상이 파행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0일 단독으로 본회의를 열고 11개 상임위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헌정사상 야당이 단독으로 국회 개원을 한 건 이번이 최초다.
지난 4·10 총선에서 국민의 절반(50.5%)은 민주당을 뽑았고, 45.1%는 국민의힘을 뽑았다. 양당의 득표율 차는 5.4%p(포인트)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역구 의석수는 무려 71석 차이가 났다.
이는 대통령실발(發) 악재에 시달린 탓도 있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선거전략의 부재였다. 국민의힘은 선거 전 소선구제를 고집했다. 소선거구제에서는 득표율 1위만 당선되며, 나머지는 사표가 된다.
국민의힘은 21대 총선에서 득표율 8.4%p 차이로 참패하고도 소선거구제를 고집했다. ‘다음 선거는 다르겠지’라는 안일함이 이러한 고집을 불렀고 결국 야당의 독주를 막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보수 재건을 위해서 국민의힘이 해야할 일은 ‘미래비전 제시’이다. 현재 한국은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혼란을 겪고 있다. 정치는 재분배 기능을 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고, 혁신동력이 사라지며 대외 경쟁력도 낮아지고 있다. 계층과 성별을 놓고 갈등이 커지면서 사회 통합의 분위기가 저해되고 있다.
가장 큰 쓰나미는 ‘저출생 문제’이다. 재앙 수준의 저출생이 한국을 침몰 직전으로 몰아가고 있다. 하지만 수십조 원을 들인 저출생 대책은 무용지물이다. 결국 모든 분야를 총망라한 인구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수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숭앙한다. 이들이 대한민국 탄생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고 본다. 이른바 보수 본류다.
하지만 현재 국민은 과거 대통령들을 넘어서는 미래 비전을 바라고 있다. 향후 한국의 생존을 위한 대책이 무엇이냐고 보수 세력에게 따져 묻고 있다. 보수 세력은 이에 적절한 대답을 내놓지 못한 상태에서 자책골만 넣었다. 결국 국민은 보수 세력을 외면했다.
보수 세력을 재건하기 위해서는 기초부터 다시 쌓아야 한다. 새로운 집을 짓기 위해서는 새로운 도면이 필요하다. 보수는 그 도면에 한국의 미래와 희망을 담아야 한다. 시간이 얼마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