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홍준표 대구시장이 연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십자포화를 날리고 있다.
홍 시장은 지난 21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정치로 2년 동안 혼란이 있었는데 또 검찰에 기대어 연명하길 바라냐”며 “부끄러움을 알아라”라고 했다.
이어 “지난 대선 경선 때 민심에서 이기고 당심에서 졌을 때부터 정나미가 떨어지기 시작했다”며 “그나마 마지막 한 가닥 기대를 걸었는데 우리를 지옥으로 몰고 간 애 앞에서 모두 굽실거리며 떠받드는 것을 보고 더더욱 배알도 없는 당이라고 느꼈다”고 비난했다.
이어 “더 기가 막힌 것은 총선을 말아 먹은 애한테 또 기웃거리는 당내 일부 세력들을 보고 이 당은 가망이 없다고 보았다”며 “당이 자생력이 있어야 일어 설 힘이 생기는데 소위 중진이라는 사람들이 너도 나도 애 눈치나 보는 당이 되어서야 이 당이 살아나겠나”라고 반문했다.
홍 시장이 ‘총선 말아 먹은 애’라고 지목한 건 한 전 위원장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홍 시장은 총선 참패 직후부터 한 전 위원장에 대한 비난을 연일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홍 시장은 왜 한 전 위원장을 비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을까.
홍 시장은 ‘검찰 정치’를 비난하고 있지만, 애초에 홍 시장도 검찰 출신 인사다. 다만 검찰총장이나 법무부 장관을 지내며 검찰 경력의 정점을 찍은 윤석열 대통령이나 한 전 위원장과 달리 홍 시장은 검찰 경력 10년 만에 검찰을 떠나 정치에 입문했다.
홍 시장은 1995년 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에 입당하면서 정치를 시작했으니 정치 경력만 29년에 달한다. 정치 경력이 전무했던 윤 대통령이나 한 전 위원장의 정치가 그의 마음에 들리 없다.
홍 시장은 2021년 국민의힘 대통령 경선 당시에도 윤 대통령을 향해 불만을 쏟아냈다. 정치경력도 없는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직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지자 그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당선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후 한 전 위원장이 등장해 총선을 진두지휘했지만 참패했고, 차기 전당대회에서 한 전 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이 높아지자 홍 시장으로서는 이를 두고 볼 수가 없는 것이다. 한 전 위원장이 ‘총선 참패 책임론’을 딛고 당의 수장으로 거듭날 경우 차기 대선후보로 한 전 위원장이 급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 시장에게는 한 전 위원장의 차기 전당대회 출마를 앞둔 현재가 ‘별의 순간’이 될 수 있다. 이에 홍 시장은 최대 경쟁자인 한 전 위원장을 맹비난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