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김종혁 국민의힘 조직부총장은 25일 이번 총선 패인으로 ‘용산 책임론’을 지목했다.
그간 용산 책임론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으나 구체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을 강도 높게 거론한 것은 김 부총장이 처음이다.
김 부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진행한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 토론회에 참석해 “이번 선거는 개인 인물이 아니라 결국 바람이었다. 정권 심판론이 휩쓴 선거였다”며 “대통령이 하고자 하는 정책이 문제가 있어서라기보다는 대통령의 태도가, 대통령 부부의 모습이 싫다는 사람들이 (선거 현장에) 많았다. 사람들 마음을 좌우하는 건 콘텐츠가 아니라 태도”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부총장은 “현장에서 행복한 소상공인은 단 한 명도 못 봤다”면서 “경제가 힘들다고 국민들은 아우성인데, 용산 대통령실 경제수석이나 관료들은 ‘우리 정부가 잘못한 게 아니다’, ‘수출은 잘 되고 있다’라고만 했다. 사과·대파·양파값이 올라 국민들이 어렵게 돼서 정말 죄송하다는 말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라고 성토했다.
김 부총장은 “경제 추락에도 (윤 정부) 사람들은 딴 얘기만 하고 있었다. 그러니 현장에서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데 여당이 뭘 하겠나’라는 말에 가슴이 무너졌다”며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집권당과 정부에 국민들은 절망했고, 그게 총선 참패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부총장은 윤 대통령의 PI(President Identity·최고경영자의 이미지)가 개선되지 못할 정도로 망가진 점도 패인으로 꼽기도 했다.
그는 “사실이던 아니던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이미지가 완전히 고착화돼 버렸다”며 “왜 걸핏하면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표현이 언론에 나오나. 대통령이 격노한다고 하면 그걸 보는 국민들은 좋겠나. 그리고 격노해야 할 사람이 대통령인가. 국민인가”라고 꼬집었다.
김 부총장은 “김 여사 명품백 논란, 이종섭·황상무 논란, 대파 논란, 의정 갈등 논란 등 각종 논란 때문이 아니다. 2년 내내 누적된 부정적 이미지가 문제였다”며 “대통령은 우리 당의 얼굴인데, 실추된 이미지를 개선하지 못하면 앞으로 있을 선거도 힘들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김 부총장은 정권 심판론에 대항하기 위해 ‘이조(이재명 조국) 심판론’으로 맞불을 놓은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장에서 보니까 국민들 모두 이재명·조국이 나쁜 사람인 걸 알았다”면서도 “‘윤 대통령도 심판 안 받지 않았나’라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공허할 정도로 전혀 (그 전략이) 먹히지 않았다”라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