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란희 기자】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미국행을 피하기 위해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에 항소장을 냈다.
23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비예스티에 따르면 권 씨 변호인인 고란로디치와 마리야 라둘로비치는 권 씨를 미국으로 인도할 요건이 충족됐다는 포드고리차 고등법원 판결에 항소했다.
이는 지난 5일 몬테네그로 대법원이 권 씨의 한국 송환을 결정한 원심을 파기 환송한 데 따른 것이다.
몬테네그로 대법원은 “동일 인물의 범죄인 인도를 두고 두 국가가 경합하는 상황에서 법원의 의무는 피고인의 인도 요건이 충족됐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라면서 “인도 우선순위는 법원이 아닌 주무부 장관(법무장관)이 결정해야 한다”라고 판시한 바 있다.
항소법원이 권 씨 측의 항소를 기각할 경우 밀로비치 법무장관이 인도국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앞서 밀로비치 장관은 “미국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대외 정책 파트너”라면서 권 씨의 미국행을 시사해왔다.
권 씨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 한 달 전인 2022년 4월 한국을 출국해 11개월간 도피 행각을 벌이던 중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코스타리카 국적의 위조 여권을 소지한 혐의로 체포된 바 있다.
위조여권을 사용한 죄로 현지 법원에서 징역 4개월을 선고받고 만기 출소했다.
이후 금융 사기 혐의를 수사 중인 한국·미국 정부가 권 씨의 송환을 동시에 요구하면서 몬테네그로 정부는 고민에 빠졌다.
밀로비치 장관은 권 씨의 미국 송환을 시사했으나, 몬테네그로 법원은 한국이 먼저 송환요청을 했다는 이유로 권 씨의 한국 송환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몬테네그로 대법원이 권 씨의 한국 송환 결정을 뒤집으면서 권 씨는 미국행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권 씨가 미국으로 송환될 경우 수백 년에 달하는 징역형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권 씨는 한국행을 선호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