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총선이 불과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는 서로 비난하는 설전만 이어갈 뿐 자성의 목소리를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야당은 마치 피고인들의 잔치를 방불케 한다.
대장동 비리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총선 하루 전인 9일도 재판에 참석했다 오후에 마지막 유세에 나선다.
‘당 대표가 리스크’라는 우스개소리가 농담처럼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이 대표는 대선에 패배하고도 곧 전당대회에 나섰으며, 정치 일선에 순식간에 복귀해 당권을 장악했다.
이후 이어진 상황은 ‘친명횡재 비명횡사’의 연속이었다. 민주당은 사분오열하고, 탈당세력이 속출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오면 수감이 불가피하다. 조 대표 자신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정당을 만들고 총선에 출마했다. 과거로 따지면 상상할 수 없었던 후안무치다.
더 놀라운 건 이런 조 대표와 조국혁신당을 향한 지지가 뜨겁다는 점이다. 비명계 표심이 갈 곳을 잃고 표류하다 조국혁신당에 모이는 형세다.
소수여당이었던 국민의힘은 오만한 태도를 시종일관 견지했다. 0.73%p(포인트) 차이로 대선에서 신승했다면 자세를 낮췄어야 했다.
하지만 마음에 안 드는 당대표 찍어내기, 야당 대표 무시, 언론과 불통, 이념 전쟁으로 정치력을 소모했다.
정치는 지지기반을 넓히면 살고, 좁히면 죽는 아주 간단한 산수의 게임이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정권을 되찾았다’는 안도감에 취해 고개를 뻣뻣이 들었다. 그리고 돌아온 건 30%대 대통령 지지율이다.
지난해 10월 치러진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대패한 정부여당은 철저히 자성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총선에 임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여전히 오만한 모습을 보였고,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의혹을 놓고도 내분을 이어가며 분열된 모습을 보였다.
국민들은 여야 모두에 염증을 느낀다. ‘누가 이겨도 패배뿐인 총선’이라는 자평이 나오는 이유다.
향후 4년간 한국의 운명을 결정지을 결과는 바로 내일 나온다. 결과가 어떻든 패배한 쪽은 겸허히 고개를 숙여야 하고, 승자도 더 겸손한 자세로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