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이번 총선은 그야말로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총선’이라고 할만 하다.
일단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는 도중에 선거전을 치르고 있다. 그런데 재판을 받으면서도 당당하다.
“재판, 나 없어도 된다”라고 주장을 하고, 정권으로부터 핍박을 받는다고 주장하며 순교자인 척 행동한다.
또다른 야당인 조국혁신당 조 국 대표는 전 정권의 핵심 인사로 자신의 법무부 장관 임명으로 나라가 두쪽으로 쪼개졌음에도 그다지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
자녀 입시 비리 및 수사 무마 등으로 2심 징역형을 받고도 선거에 나섰다.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으면 “스쿼트 열심히 하겠다”라고 공언하고 다닌다. 후안무치 아연실색이다.
전직 대통령이 총선 후보들의 유세 지원을 나서는 사상 초유의 일도 벌어졌다. ‘잊히고 싶다’며 자연인으로 돌아간 문재인 전 대통령은 윤석열 정권을 향해 “무능·무지·무책임”이라며 강도높게 비난했다. 현안에는 강하게 목소리를 내지 않던 전직 대통령들의 관례를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비친다.
여당에서는 ‘대통령이 선거의 리스크’라는 말이 심심찮게 돈다. 심지어 여당 안에서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하고, 내각과 대통령실의 총사퇴 요구도 나왔다.
그만큼 윤석열 대통령은 ‘불통·고집’의 리더십으로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 이미지를 굳혔다.
대통령실이 고집하던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와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으로 인해 우세였던 수도권 판세가 단숨에 열세로 뒤집혔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정치권이 총선을 앞두고 ‘서로 못하기 경쟁’에 나선 건 하루 이틀 일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진실과 탈진실이 부딪혀 도무지 무엇이 진실인지 파악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정치가 엉망이 되면 피해를 입는 건 국민이다. 도대체 누구를 믿고 표를 던져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