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임정이 기자】전례 없던 인플레이션과 자산 가치의 하락으로 소비 심리가 급속히 악화되는 시점에서, 기존의 금융투자 방식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재테크 방법을 만들어가는 소비자들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이다. 이러한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세대와 관계없이 월급 이외의 돈을 만드는데 지대한 관심을 가진 모든 경향성을 ‘머니러시’라고 지칭한다.
이러한 머니러시가 유행한 데에는 고공행진 하는 금리와 오르지 않는 월급이 주원인으로 꼽혔다. 이렇게 투자로 내몰린 사람들에게는 머니러시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 돼버린 것이다. 한편 한국은행은 기존금리를 3.5%p로 동결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긴축 속도를 높일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은행도 다시 인상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을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외국인 채권투자금 순 유출이 역대 최대로 기록됐다. 이는 외국 자본이 더 높은 금리를 찾아 급격히 빠져나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환율이 상승될 가능성이 유력해지면서 연쇄적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국내 소비자물가가 또다시 상승될 우려가 있다.
이에 주머니 사정이 가벼워진 직장인들 사이에서 돈을 투자하는 ‘재테크’, 시간을 투자하는 ‘시테크’, 좋아하는 것에 투자하는 ‘덕테크’ 등의 열풍이 불고 있다. 이렇게 플랫폼 등에 할애하고 그 대가를 수익의 형태로 받는 것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위험을 최소화하고 안전한 투자 방법으로 여겨져 많은 이들이 참여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재테크는 조금의 부지런함만 있으면 시간과 장소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포인트를 모을 수 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한탕주의보다는 바른 생활 루틴이 각광 받는 시대가 됐다.
이러한 소비자의 시간을 보상하는 리워드 서비스 종류는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소비자가 움직일 때 보상을 제공하는 것을 ‘M2E’라고 하는데, 만보기 앱 캐시워크는 소비자의 광고 시청 시간에 포인트를 지급하는 기본적인 모델로 최근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지오디비는 소비자의 위치 데이터 수집을 위해 데이터 제공 기여도에 따라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 토큰을 지급하고 있다. 스테픈의 경우는 운동화를 보유한 이용자가 스마트폰 GPS와 연동해 운동량에 따른 보상을 토큰으로 제공한다. 토큰은 현금화하거나 운동화 업그레이드를 위해 사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PLAY 오락실에서 게임을 하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하는 P2E를 선보였다.
이러한 재테크가 유행하자 MZ세대 고객을 잡기 위해 금융사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현금화할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금융네트웍스는 송금 기능만 이용해도 현금성 포인트 젤리를 리워드로 지급하는 금융 앱 모니모를 출시하는 등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앵커’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업데이트해 MZ세대에게 어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달 발표한 ‘2023년 금융소비 트렌드와 금융 기회 보고서’에서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소액투자’가 활기를 띠고 있다고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재무관리를 위해 소액 재테크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는 소비자는 71%에 달했다.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적은 돈이라도 알뜰히 관리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소비자들의 ‘소액 재테크’ 선호도가 강화된 것이다. 이에 소수점 거래, 조각 투자 등 위험을 분산시키고 안정적인 이익을 도모하는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소수점 거래 같은 경우는, 증권사가 주문을 취합해 부족한 부분을 채운 뒤 거래하는 방식으로 2030세대가 70%를 차지하고 있다. 주식 거래뿐 아니라 현물 재테크에도 소액투자가 나타나고 있는데, 고급 슈퍼차 페라리의 소유권 일부를 확보해 이용자들이 조각 투자할 수 있도록 상품화해 판매 수익이 발생하면 조각 투자한 사람들이 투자한 만큼 수익을 분배받는 방식이다. 고가의 제품을 이용해 투자에 대한 장벽을 낮춘다는 점에서 자산규모가 작은 투자자들에게 기회로 활용되고 있다.
이에 신상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올해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소비자의 체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지점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하려는 금융회사의 노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소비자가 경기 둔화를 본격적으로 체감하게 되면서 안전 지향적 자산 관리와 소액 재테크가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매일 새롭게 선보이는 각종 소셜네트워크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은 다양한 광고에 현혹되지 말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끊임없는 변화 속에서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 재테크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현실에서, 일의 연장선이었던 기존의 투자방식에서 벗어나 금전적 수익 이상의 가치를 줄 수 있는 자신만의 재테크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는 시장이 부여하는 보상 대신 내가 의미를 부여하는 나다운 재테크를 준비해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음을 암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