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란희 기자】흥국생명은 지난달 29일 수원 현대건설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1위로 독주하던 현대건설에 제동을 건 2위 흥국생명은 역전 우승에 대한 희망을 키울 수 있었다.
기세를 살려 분위기를 이어가야할 흥국생명에서 뜬금없는 감독 사퇴 발표가 나왔다.
지난 2일 흥국생명 구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단장과 감독이 동시에 사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보도자료에서 구단은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부합 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권순찬 감독과 헤어지기로 결정했으며, 단장도 동반 사퇴키로 결정하였습니다. 핑크스파이더스를 사랑해주시는 팬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 지금까지 팀을 이끌어온 권순찬 감독께는 감사드립니다”라고 밝혔다.
리그 2위를 달리던 성적과 흥행을 동시에 잡은 팀의 단장과 감독이 시즌 도중에 중도 사퇴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권순찬 감독은 경질 통보를 2일 아침 받고, 즉시 팀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흥국생명 구단은 정확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고, 구단 관계자들도 “설명해드리기 곤란하다”고 답변했다.
권 감독은 KBS와 인터뷰에서 구단 고위층이 선수 기용에 개입 했는데 부당한 지시라고 생각해 거부해왔다고 주장했다.
권 감독은 “단장이 문자로 오더내리는 게 있었다. 누구 넣고, 누구 쓰라고 했다. 내가 그걸 안 들었다. (그래서 감독이) 말 안듣는다고 보고를 했을 것이다”라고 구단 고위층의 선수 기용 개입을 폭로했다.
‘김연경 복귀 효과’로 관중 동원 압도적 1위, 정규리그 2위를 달리던 흥국생명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자 팬들은 분노하고 있다.
단장과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퇴에 권 감독의 폭로까지 겹쳐 흥국생명은 한동안 바람잘 날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원클럽우먼'으로 흥국생명에 충성심을 보여왔던 김연경이 FA를 선언하고 타 구단으로 이적해도 흥국생명을 할 말이 없어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