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황희찬(26, 울버햄튼 원더러스)은 직선적인 드리블로 명성을 떨친 선수다.
탁월한 방향 전환과 순간적인 스피드, 폭발적인 슈팅으로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벤투호에서도 중용되며 매 고비 때마다 중요한 골을 터뜨리곤 했다.
하지만 이번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황희찬은 불의의 부상을 입었다. 축구팬들은 탄식했다.
주장 손흥민마저 왼쪽 안와골절을 당해 마스크를 쓰게 되면서 대표팀의 주포 2명이 제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한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황희찬은 H조 조별리그 1차전인 우루과이전과 2차전인 가나전에 결장했다.
황희찬은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지 못하고, 사이클만 탔다. 런닝과 순발력 훈련, 체력 훈련 등을 소화할 컨디션이 아니어서다.
가나전이 끝나고 황희찬은 마지막 3차전인 포르투갈전에 대해 “무조건 뛰겠다”면서 의지를 다졌다.
손흥민은 포르투갈전 당일 황희찬에게 “희찬아, 네가 오늘 하나 해줘야해. 믿고 있다”고 말했다. 황희찬은 그 말에 큰 힘을 얻었다. 하지만 황희찬은 선발 출장하지 못했다. 더군다나 가나전에서 강하게 항의하던 벤투 감독이 레드카드를 받고, 벤치가 아닌 관중석으로 물러나 있었다.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20분, 코스타 수석 코치는 자신만의 단독 판단으로 황희찬을 교체투입했다. 경기에 교체 투입되기 전 주변 사람들이 “네가 해결해주라, 희찬아”라고 했다.
황희찬은 투입되자마자 대표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리고 운명의 후반 추가시간 1분, 손흥민이 공을 잡고 질주하자 황희찬은 잠시 멈칫했다. 부상이 완벽히 나은 상황이 아니어서다. 하지만 손흥민 앞이 완전히 열려 있었고, 하나의 옵션을 더 줘야 한다는 생각에 무작정 앞으로 뛰었다.
손흥민이 절묘한 패스로 찬스를 만들어줬고, 황희찬은 극장골을 작렬했다. 기적의 16강의 발판을 놓은 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