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경제 전문가 조순 전 경제부총리가 23일 새벽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1928년생으로 강원 강릉에서 태어난 조 전 부총리는 서울대 상과대를 졸업하고 미국 보오든대 학사,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았다.
1967년부터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로 학계에 이름을 알렸다. 육사 교관이었을 때 제자였던 노태우 당시 대통령에 의해 88년 경제부총리 겸 경제기획원(현 기획재정부) 장관에 임명됐다.
조 전 부총리는 토기공개념을 도입해 소수에 집중되는 부동산 개발 이익을 세금 형태로 환수해 낙후 지역 개발 등에 써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 전 부총리가 추진한 토지공개념 3법은 위헌 판정을 받았지만 현행 부동산 세제의 발판을 닦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92년에는 한국은행 총재로 임명된다. 조 전 부총리는 한국은행 독립과 금리 자유화를 주장하다 정부와 마찰을 빚었고 조기에 한은 총재 자리를 내려놓았다.
조 전 부총리는 아태평화재단 자문위원을 맡으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치에 입문했다.
민주당에 입당해 97년에 서울시장으로 당선된다. 이때부터 집중조명을 받은 조 전 부총리는 대권후보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조 전 부총리는 민주당 총재를 맡았다가 신한국당과 합당해 탄생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총재도 2번 더 지냈다.
조 전 부총리의 별세에 정치권에서 추모 발언이 나왔다.
김형동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고인은 ‘케인스 같은 경제학자가 돼 수천년 가난을 해소해보겠다’는 뜻으로 경제학의 길을 걸었다”고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