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란희 기자】경기도 오산 미군 공군기지 영내에서 길고양이가 총기로 사살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비글구조네트워크에 따르면 미군 오산 공군기지에서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포획된 10마리의 길고양이가 공기총으로 사살됐다.
미국 오산 공군기지의 PCM(Pest Control Management)은 영내의 길고양이를 포획틀로 포획해 지난해 4월부터 주사 약물을 통해 안락사 시켰다. 비행기 이착륙 안전과 감염병 예방을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안락사 약물이 비싼데다 수의사들이 고양이를 안락사 시키며 정신적 충격을 받는다는 이유로 총기로 사살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주한미군의 ‘유해동물 처리지침’에 따르면 ▲안락사 약물이 없는 경우 ▲수의사가 없어 안락사가 불가능한 경우 ▲광견병 등 공격성이 강한 경우에만 총살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미군 공군기지의 사살 사건 제보자들은 영내 채널을 통해 “수 차례 진정과 개선을 요구했지만 시정이 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고양이 사살 행위는 미군 지침뿐만 아니라 국내 동물보호법에도 저촉된다. 현행 동물보호법 제8조는 ‘목을 매다는 등의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동물권 옹호에 앞장서는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 측은 “미군 지침에 따르면 사살의 경우 비상 상황에만 보충적으로 사용 가능한 방법”이라면서 “정당한 사유 없이 총기로 사살하였거나 비자격자에 의한 총살이 이뤄진 경우 국내 동물보호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미군 공군기지측은 “규정대로 한 것”이라며 “올해부터는 총살을 중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