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한 산업의 전반적인 구조나 현황을 들여다볼 때 필요한 것이 백서(白書)이다.
백서란 원래 정부가 특정 사안이나 주제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정리해 보고하는 책이다. 영국 정부가 만들어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의 표지를 하얀색으로 했던 것에서 유래했다.
하지만 민간에서도 백서를 적극 활용한다. 해당 산업의 구체적인 수치를 알고 싶을 때 백서가 주로 이용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세계적인 햄버거 체인업체인 맥도날드 백서가 있다. 맥도날드는 전 세계의 정치, 경제, 외교 분야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영 전략을 세운다. 또 백서에는 맥도날드의 역사, 현 상황, 경영 방침, 서비스 지침 등을 담고 있다.
다시 말해 백서는 과거, 현재, 미래를 압축적으로 담고있는 핵심 문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상조업계는 ‘상조백서’는커녕 현황을 갖춘 제대로 된 통계조차 없다.
그나마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상조업체 수와 선수금 등을 집계하고 있지만, 너무 포괄적이라 간신히 대강의 상황만을 파악하는 수준이다.
상조 전문가들은 “하루 빨리 상조 백서를 만들어야 타 업계에서도 상조업을 바라보는 눈을 달리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장례학과 교수는 “수조 원이 넘는 산업 분야가 백서 하나 없다는 건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백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다른 교수는 “사업자단체가 먼저 통합돼야 제대로 된 백서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상조업계에는 두 개의 사업자단체가 있으며, 이들은 상조업계를 대변할만한 이슈 발굴이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두 개의 사업자단체 중 하나가 ‘상조백서’를 먼저 펴낼 경우 상조업계의 정통성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