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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 news

온 몸으로 죽음을 느낀다는 것…장례지도사가 느낀 삶과 죽음

이 별에서의 이별』, 고인의 마지막을 지켜보는 삶을 말하다

‘나는 이제 다 되었다. 나는 걱정하덜 말고 너거들만 잘 사면 된다. 너거들 잘 사는거시 나의 소원이다. 싸맨 돈은 장례비로 써다오. 소박하게 치러다오.’

 

달력 종이를 두 번 접어 만든 편지와 은행 이름이 적힌 돈 봉투가 들어 있었다. 편지는 막 글을 배운 어린아이의 글씨처럼 비뚤비뚤하지만 모든 획에 힘을 줘 꾹꾹 눌러 쓴 흔적이 역력했다. 이제 막 돌아가신 할머니가 남긴 편지와 장례비였다. 장례식을 치르던 가족들은 편지를 읽으며 모두 울어버렸다. 장례지도사 양수진은 가족들을 다독였다. 마음이 가라앉았다.
 


▲ 저자 양수진 장례지도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장례업계 비전만 보고 시작한 친구들에게
시행착오나 경험담이 들어있는 책이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이 별에서의 이별』의 저자 양수진은 20대에 장례지도사의 길로 뛰어들었다. 3일동안 유족들과 가족처럼 지내면서 그들을 다독인다. 아픈 사연도 많고, 힘들 때도 많다. 그녀는 고인을 모실 때마다 온 몸으로 죽음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녀가 만나는 죽음은 다양하다. 오랜 기간 혼자 지내다 ‘고독사’ 하는 사람들이 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들도 있다. 아주 어려서 죽은 아이, 사고사로 끔찍한 죽음을 맞은 사람도 있다.


장례지도사는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모든 사람을 끌어안아야 한다. 자신이 맞이한 사람들을 다독이고 정성을 다해 모신다. 이 세상의 삶을 차분히 마무리하고 눈을 감을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는 사회적인 죽음의 의미도 더듬는다. 고독사가 증가하는 사회의 문제점을 짚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당시 인상깊게 보았던 서울시청 근처의 풍경을 묘사한다. 세월호 참사 당시 합동분향소에서 보았던 유족들과 조문하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개인적인 고민도 책에서 드러난다. “기껏 대학 나와서 죽은 사람 시체 만지는 일을 해?”라는 엄마의 말은 가슴을 찢어놨다. 조금 시간이 흐른 후 엄마는 “나 죽으면 네가 염해줘라”고 슬쩍 말을 건넸다. 열정을 다하는 딸의 모습에 어머니는 마음을 열었다.

 


 

▲양수진 장례지도사가 펴낸 『이 별에서의 이별』

 


『이 별에서의 이별』에 나온 것처럼 혼을 다해 일하는 장례지도사의 모습은 유족들을 감동시키고 큰 위로가 되어준다. ‘이 별에서 이별’을 맡고 있는 장례지도사를 지금보다 더 존중해줘도 좋을 것 같다.


저자 양수진 장례지도사는 “제가 처음 장례분야 일을 시작할 때, 초심자가 가이드가 될만한 책이 전혀 없었다”면서 “저처럼 아무 연고도 없이 장례업계 비전만 보고 일을 시작하는 친구들에게 시행착오나 경험을 담은 책이 있으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책을 썼다”고 말했다.


또한 양 장례지도사는 “(장례지도사라는) 직업적 특이성 때문에 의외로 출판업계에서 굉장히 많은 관심을 가져줬다”면서 “출판업계가 ‘죽음’이라는 소재를 기피하다 최근에 조금 다루는 추세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책을 쓰면서 담아뒀던 말들을 다 했으니, 다음 책을 쓴다면 열심히 일하고 독서도 해서 깊이 있는 책을 쓰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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