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된 수익성에 결합상품으로 대박친 대명스테이션
상조업체들이 꾸준히 문을 닫고 있다. 반면 새로 간판을 다는 업체는 전무한 실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가 28일 발표한 2017년도 2분기(6월말 기준) 상조업체 주요정보 현황을 살펴보면 상조업체 수는 전 분기에 비해 10개나 줄어들었다. 전체 186개 업체에서 176개로 줄어들었다.
추이를 살펴보면 더 심각하다. 2014년 말 이후 한 자릿수에서 두 자릿수까지 줄어들기만 했다. 신규등록한 업체는 2015년 4분기 당시 SJ산림조합상조(대표 이영배)가 유일했다. 산림조합상조를 제외하고는 시장에 신규로 진입한 사업자가 없었다. 이는 상조시장의 가능성이 긍정적으로 비치지 않는다는 강력한 신호다.
게다가 개정된 할부거래법으로 인해 기존의 업체들은 2019년 1월 24일까지 자본금을 3억 원에서 15억 원까지 증자해야 한다. 시장상황이 어려워 회원 수는 도통 늘지 않는데 자본금을 5배로 증자해야 하니 '죽을 맛'이다. 상조업체들로서는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각 상조회사에서 내 놓은 결합상품중 일부
어떻게든 신규 가입자를 유치해야 재정 안정화를 이루고,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상조업체들은 고군분투 하고 있다.
가장 공격적인 형태가 '결합상품' 판매다. 대명스테이션이 시작한 전자제품 결합판매는 대박을 쳤다. 대명스테이션은 지난해(2016년)에만 506억여 원의 선수금을 쌓으며 대박을 쳤다. 기존의 부금선수금 946억 원을 1474억 원까지 급격히 불리며 상위 10위 권에 합류했다.
대명스테이션은 삼성전자와 협력하여 전자제품을 상조상품에 결합해 판매하면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대명스테이션의 성공은 타사들에게도 자극제가 됐다.
다른 회사들도 안마의자, 크루즈 상품 등을 내세우며 공격적인 경영에 나섰다. 대명스테이션의 급속한 성장은 정체상태에 있던 상조시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상조상품을 해지했을 경우 결합상품의 금액은 어떻게 지불해야 하는 것이냐가 쟁점이 됐다.
소비자들은 매달 납입하는 상조상품 가격에 결합상품의 가격이 포함된 것이라 생각했다. 계약서를 세세하게 확인하지 않은 소비자들의 상식 선에서는 맞는 이야기다.
하지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업체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논리였다. 업체들은 상조상품을 해지할 경우 결합상품 가격의 전부를 소비자에게 짐지우는 식으로 대응했다. 수익성이 최우선인 업체들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소비자들은 반발했다. 애초에 설명이 미흡했기 때문에 업체들의 책임이 크다는 것이었다.
피해가 커지가 보다못한 공정위에서 칼을 빼들었다. 결합상품을 판매할 경우 상조약정 계약서와 결합상품 판매 계약서를 따로 작성하도록 유도했다.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정책을 도입했다.
결합상품에 철퇴를 날리자 상조업체들의 미래성장전략에 차질이 빚어졌다. 시장의 선도하기 위해서는 뭔가 차별화 해서 소비자에 다가가야 하는데 차별화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환상을 원하던 소비자와 수익을 원하던 업체들의 동상이몽은 비극으로 끝났다.
하지만 상조업체들은 앞으로도 다양하고 혁신적인 상품 발굴을 통해 수익성 창출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시시각각으로 조여들어오는 정부 당국과 자본금 증자 압박에서 자유롭기 위해서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어떠한 도전이라도 마다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규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