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차용환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과 함께 미국 정부의 대외 원조를 일시 중단하자 아프리카의 구호 활동이 올 스톱될 위기에 놓였다.
대표적인 사례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 해외 원조 프로그램인 ‘에이즈 퇴치를 위한 대통령의 긴급계획’(PEPFAR)이다.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예방과 감염자 치료 등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인 2003년에 시작돼 22년간 원조를 이어갔다.
이 프로그램은 초당적 지지를 받았으며 20년 넘는 기간에 2천500만 명 이상의 생명을 구했다.
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특히 이 프로그램은 아프리카 대륙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해외 원조 프로그램이 중단된 가운데 저개발국 병원과 일선 단체 등에 대해 PEPFAR의 자금 송금을 중단했다.
미 동부시간 기준 지난달 26일 오후 6시부터 당국자들이 활용한 PEPFAR 데이터 시스템도 폐쇄돼 의료 현장에서 환자들이 치료를 거부 당했으며, 병원 예약이 취소되면서 HIV 감염자들이 갑작스럽게 치료가 중단됐다.
HIV 감염자가 가장 많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론 모초알레디 보건부 장관은 미국의 원조 중단 이후 “전 세계가 당황하고 있다”라고 했다.
미국은 연간 23억 달러(약 3조4천억 원) 규모의 남아공 HIV/AIDS 프로그램 중 17% 가량을 PEPFAR를 통해 지원한다고 모초알레디 장관은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이 2023년에 남아공에 지원한 4억4천만 달러(약 6천450억 원) 중 3억1천500만 달러가 HIV/AIDS 프로그램과 관련돼 있다.
비판이 쏟아지자 마크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의약품, 의료서비스, 식량 등 생명과 직결된 프로그램은 원조 동결에서 빼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빼고, 무엇을 포함할지 명시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