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차용환 기자】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북한과의 협상에서 스몰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첫 임기 당시 대북 협상에 나섰던 스티븐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은 15일(현지시간) 미국외교협회 행사에서 “북한이 대통령의 의제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2017년과 같지 않다는 게 명백하다”라고 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미국의 의제에 북한이 우선순위에 있지 않다는 뜻이다.
비건 전 부장관은 “중동 특사와 우크라이나 전쟁 특사를 임명했고, 심지어 영국 특사까지 임명했지만, 북한 특사는 임명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그러나 피트 헤그세그 미국 국방장관 지명자가 14일 미 상원 인사 청문회에 제출한 사전 답변서에서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라고 지칭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한국과 미국 당국,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차기 미국 행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할 경우 스몰딜의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특히 톱다운 방식을 선호하는 트럼프 당선자 특성상 다시 한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비핵화 협상에 나설 수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1기 행정부 당시 김 위원장과 싱가포르, 하노이 등에서 만나 비핵화를 논의했다.
1차 회담인 2018년 싱가포르 회담에서는 비핵화와 체제보장 등에 대해 합의했으나 2차 회담인 2019년 하노이 회담은 ‘노딜’로 막을 내렸다.
빅딜은 각자가 요구하는 모든 것이 일괄타결되는 방식이다. 북한이 핵무기와 생화학무기, 미사일 등을 일괄폐지하고 미국은 북한의 체제안전을 보장하면서 종전선언에 나서는 것이다.
스몰딜은 북한의 핵시설 해체를 대가로 미국이 대북 제제를 해제하고, 연락사무소 등을 설치하자는 것이다.
미 행정부의 기조 변화로 트럼프 당선자가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날 경우 스몰딜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