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차용환 기자】지난달 29일 별세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장례식이 오는 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북서부 국립대성당에서 엄수된다.
이 자리에서 카터 전 대통령의 정적이었던 고(故)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의 아들 스티븐이 추도사를 낭독할 예정이라 이목이 집중된다.
장례식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 버락 오바마·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등 전·현직 대통령 부부가 대부분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생전에 포드 전 대통령과 카터 전 대통령은 정적으로 유명했다. 포드는 1913년생으로 중부 네브레스카주 출신이며, 1924년생인 카터는 남부 조지아 출신이다.
포드는 공화당 소속으로 1973년 스피로 애그뉴 부통령이 사임하자 부통령직을 승계했으며, 다음해 8월에는 ‘워터게이트’ 스캔들 여파로 닉슨이 하야하자 대통령직마저 승계했다. 그는 유일하게 선출되지 않은 대통령이었다.
1976년에는 재선을 도모했지만, 닉슨 전 대통령을 사면해준 탓에 악화된 여론에 밀려 재선에 실패했다.
포드가 패배한 대선에서 경쟁한 이는 카터였다. 카터는 1977년 1월 20일 대통령 취임식에서 “나 자신과 우리나라를 위해, 우리나라를 치유하기 위해 전임 대통령께 감사드리고 싶다”라고 했다.
카터와 포드는 오히려 퇴임 후 우정을 과시했다. 이들은 1981년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의 암살 사건을 계기로 이집트로 함께 갔고, 이 과정에서 친밀한 관계가 됐다.
카터는 2007년 세상을 떠난 포드 장례식에서 추도사를 했다. 카터는 “백악관을 누린 후 지난 25년 동안 누린 큰 축복 중 하나는 우리를 묶어준 강렬한(intense) 개인적인 우정이라고 우리는 자주 동의했다”라고 말했다.
정적 사이의 화합은 한국 정치권에도 적지 않은 메시지를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