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차용환 기자】과거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을 습격해 북한 외교관의 탈출을 도우려 했던 한국계 미국인이 북한의 암살 위협을 받고 있다고 했다.
전직 미 해병대원이고 반북단체 ‘자유조선’(옛 천리마 민방위) 소속인 크리스토퍼 안 씨는 12일(현지시간) 미 CBS방송의 시사 프로그램 ‘60분’과 인터뷰에서 “내 목숨이 위험하다고 연방수사국(FBI)이 얘기했다”면서 “나는 스페인으로 송환되면 북한 정부의 암살 표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씨 등 자유조선 회원 9명은 2019년 2월 마드리드의 북한 대사관에 침입했으며, 직원들을 결박·폭행하고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이동식 메모리 등을 탈취해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 발생 두 달 후 미국에서 체포된 그는 2022년 로스앤젤레스 연방지방법원에서 스페인으로 범죄인 인도 결정을 받았지만, 미 보안국을 상대로 인신 보호 청원을 제기했다.
현재까지 안 씨는 법정 공방을 벌이며 스페인 송환을 피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재 보석으로 풀려났으며 전자발찌를 차고 있다.
안 씨는 “스페인은 자국 내 다른 나라 대사관이 안전하다는 점을 알리고 싶고, 미국 정부는 동맹과의 조약과 합의를 존중한다는 점을 확인시킬 필요가 있다”면서도 “북한은 정상적인 국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안 씨는 당시 북한 대사관 습격 목적에 대해 대사관 직원에게서 망명을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했다.
이들은 북한 내 가족과 친지들을 보호하기 위해 대사관 침입 및 납치 상황을 꾸며냈다고 주장했다.
자유조선 리더인 에이드리언 홍 창과 함께 대사관을 습격한 안 씨 등은 직원들을 결박하고 한 방에 몰아넣었지만, 이후 스페인 경찰이 북한 대사관에 출동해 작전에 실패했다.
침입 초기에 대사관 직원 부인 한 명이 발코니에서 탈출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안 씨는 설명했다.
안 씨는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북한 공작원에 의해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과 가족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으며, 2018년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의 잠적에도 관여한 바 있다.
안 씨 측은 안 씨가 스페인에 인도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