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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고비 때마다 실책, 총선 후 尹의 운명은

이종섭·황상무·대파 논란 총선에 악영향


【STV 차용환 기자】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두 번이나 강한 충격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야당 후보에 17.15%p(포인트) 차로 대패한 게 첫 번째다.

강서구가 야당세가 강한 지역이라고는 하나 대통령실은 이 정도의 대패를 예견하지는 못했다. 대통령실은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을 다시 후보로 세우고 재출마 시켰다. 패배하더라도 명분을 갖고 패배하겠다는 생각이었으나 유권자의 생각은 달랐다.

한달이 지난 지난해 11월, 이번에는 부산이 2030 엑스포 유치를 위한 총회 투표에서 29표를 받아 경쟁도시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에 90표 차이로 패배했다. 이 패배의 충격이 컸던 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발표해 “이 모든 것이 저의 부족”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후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가 바뀔 것이라는 기대가 여당 안팎에서 나왔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뻣뻣한 태도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이 ‘친명횡재 비명횡사’ 공천 파동을 겪는 사이 국민의힘은 조용한 공천을 이어가며 큰 잡음없이 공천을 진행했다. 이에 민주당의 지지율은 하락하고 국민의힘은 상승하며 지지율의 골든크로스가 이뤄졌다.

하지만 여기서 반전이 생겼다. 대통령실의 의중으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주호주대사에 임명됐고, 마치 도주하듯 출국한 것이다.

이 전 장관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의혹으로 공수처로부터 출국금지 조치를 받았으나, 대통령실은 문제 없다고 판단하고 이 전 장관의 임명을 밀어붙였다.

연달어 논란이 커졌다.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은 기자들과 식사자리에서 ‘1980년대 언론인 회칼테러 사건’을 언급하며 언론을 위협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이종섭·황상무 사건으로 파문이 확산되자 수도권에 출마한 국민의힘 후보들 사이에서 비상이 걸렸다. 여야를 막론하고 당시 이 대사와 황 수석을 사퇴시키라는 요구가 분출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며칠을 더 버텼다.

그러는 사이 여론은 악화됐고, 총선 판세는 여당 유리에서 불리로, 야당 불리에서 유리로 뒤집혔다.

이 대사와 황 수석은 버틸대로 버티다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선거판세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정치권에서는 총선 이후 윤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권력투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충돌이다.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대패할 경우 윤 대통령 책임론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민의힘 총선에서 선전하거나 승리할 경우에도 ‘누구의 역할이 더 컸느냐’를 놓고 논쟁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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